(한길뉴스 박원진 기자) =

1일~4일 까지 김천문화예술회관전시실에서 종이접기와 야생화 전시회가 김천시 주최로 있었다.
일반적으로 종이접기 공예는 현대에 주부들의 여가 선용과 어린이들의 창의성 개발의 일환으로 장려되고 있어 현대에 개발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종이 공예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전승공예이다.
옛날 자원이 풍부하지 못하던 시절 우리 선조들은 글씨를 써서 못 쓰게 된 폐지를 재 활용하여 종이 노끈을 꼬았다 또 그 노끈을 꼬아서 바구니 필통등 여러가지 생활 용품을 만들어 썼었다.

전시회를 관람하다 문득 어린시절 추억의 토막들을 떠올렸다 .
초등학교 시절 신학기가 시작되고 새 교과서를 받아오면 우리집은 큰 연례행사가 시작된다.

수염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와 갈래머리 찰랑이는 어린 손녀가 햇살이 반짝이는 마루에서 머리를 맞대고 앉아 가위, 풀, 벼루, 먹등을 꺼내놓고 새 책에 표지를 입히는 작업이다.
할아버지는 어린손녀의 책표지를 입혀주기 위해 새해가 되기 전부터 새 달력을 구해 오곤 하셨다
그 달력을 정성을 다해 재단하여 표지를 입히고 나면, 벼루에 먹을 갈아 붓글씨로 국어, 산수, 사회…..이렇게 손수 과목을 써 주시고 또 공부 열심히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함께 하셨던 추억을 떠오리며, 그 때의 책표지 입히는 일과 지금 전시회에 출품된 종이 접기 공예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이 되었지만 손으로 접어 정성을 들이는 점은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또 어린 시절 우리집은 유달리 화초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이름보다 별명으로 더 많이 불렸다 “꽃집 아가씨”라고 지금도 그때의 친구들은 그렇게 부른다
야생화는 애처러움과 강안함을 동시에 보인다. 그러나 새벽에 아침이슬을 머금고 피는 수선화는 청초함은 있지만 강인한 생명력은 볼 수 가 없다.

할아버지께서는 어린 내 손을 잡고 산으로 들로 참 많이도 다니셨다. 산길,들길을 가다 낮선 풀꽃을 만나면 “이꽃이름이 무어예요”이렇게 여쭤보곤하였다 그러면 “응 그건 금낭화,메꽃, 초롱꽃, 자운영,도라지꽃,구절초, 맥문동”,…….등등 지금은 이름도 다 기억하지 못하는 많은 풀꽃들을 할아버지는 자세히 가르쳐 주시곤 하셨다.
산길 또는 들길에 아무렇게 피어있는 우리 풀꽃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화려하게 피는 꽃들은 환경이 바뀌면 일찍시들어 버리지만 야생화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피고지고 또 피어난다.그래서 더 예쁘다. 이전시회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꽃들을 보니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무척 그리워진다. 할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손녀가 어떤꽃처럼 살아가길 바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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