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한길뉴스 기자) = 흔히 앞이 보이지 않는 다는 뜻으로 암흑 같다는 표현을 쓴다. 주위를 살펴도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회의 차원을 넘어 인간은 누구나 공포를 느낀다. 작금의 현실이 이와 같다. 국내 정치판과 경제사정 그리고 국제사회의 움직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다. 나라와 지역을 움직이는 지도층들의 사회의식과 현안에 대한 이해와 가치평가를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무엇이 선(先)이고 후(後)임을 구별하지 못하고 민생에 관심 있는지 짙은 의구심이 든다. 국민의 뜻을 대변하고 나라와 지역을 발전시키라는 의미로 선거에서 선출한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정치적 풍토가 정치인으로 하여금 눈에 보이는 결과물에 집착하게 만들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 참신한 입안이나 사업은 펼치지 않고 대중을 선동하는 여론몰이에 더 신경을 쓰는 행태를 낳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연출되고 그 종지부를 알 수 없다는 것에 깊은 상실감을 느낀다. 그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시민의식의 부족과 무관심, 무신경의 냉소적인 태도도 문제다. 정치인은 욕심 많은 보통사람들 중에 선택되어 가장 앞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사회구성원들의 이해를 조정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한 개인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권한도 주어지고 잘하면 존경도 받는다. 무슨 일을 하든 관심의 대상이 되고 주변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중용을 지키기는 어려운 것이다. 민생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이해관계가 발생하고 상반된 결과로 인해 의혹의 눈길과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정치도 직업이다. 신분에 맞는 비난과 질책을 회피하고 눈에 보이는 잘못을 숨기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직업을 잘못 선택 한 것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고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낭패를 보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문제를 언론을 통해 여론화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기피하는 자세는 결국 소리만 무성해지고 의혹만 증폭시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듣기 좋은 말에 솔깃하고 싫은 말에 화가 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귀가 즐거우면 나아감이 없다. 정체될 뿐이다. 결국 자기만족에 빠져 자신의 존재를 잊게 되는 것이다. 쓴 소리가 변화의 시작이고 발전의 거름이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그만큼 신중하고 오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투명성이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일반대중이 정치인을 성직자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평가하려는 것은 분명 위험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고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를 바로잡고 그들의 역할에 대한 평가와 권력에 대한 견제를 하는 것은 언론의 책임이다.
언론은 사회구성원들로부터 의사소통의 권한을 위임받아 정확한 비평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 마련을 위한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는 진보한다.
언론이 필요한 이유다. 언론이 자유롭지 못하고 할 말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두운 터널을 기약 없이 걸어가는 것과 다른 것이 없다. 앞서 언론은 사회적 책임감과 사명감을 생명으로 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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