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케스트라와 심포니 –(이태원교수) = ‘관현악단’ 혹은 ‘교향악단’을 뜻하는 ‘오케스트라’나 ‘교향곡’을 의미하는 ‘심포니’라는 단어는 독자 여러분이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원이나 역사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선뜻 얘기하기가 힘 드리라 생각한다. 사실 오케스트라의 번역을 관현악으로 하는 것은 약간의 오류가 있는 것 같다. 100여명이나 되는 대편성의 교향악단을 보면 관악기, 현악기뿐만 아니라 팀파니, 심벌즈 등의 타악기까지 있으니 ‘관현타악단’이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관현악’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입김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목관악기(클라리넷, 오보에, 바순등), 금관악기(플룻, 트럼팻, 트럼본, 호른등)등의 관악기와 바이올린이나 하프처럼 줄을 활로 문지르거나 퉁겨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들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지는 음악이라는 뜻이다. 오케스트라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의 원형극장의 구조에서 계단식 관중석과 ‘스케네’라 불리는 배우들의 무대 사이에 위치한 빈 터를 가르킨 ‘오르케스트라’라는 말에서 유래 되었는데, 가끔씩 무용수들이 이 빈 터에서 춤도 추고 노래를 불렀다 한다. 오케스트라는 원래 이렇게 ‘춤추는 장소’를 뜻하는 말로 시작되어 세월이 지나면서 지금은 여러 가지 악기를 모아 조직한 합주단을 가르키는 말로 변형된 것이다.
또한 오케스트라는 그 악단이 쓰이는 목적에 따라 크기와 편성에 차이가 난다. 무도회를 위한 ‘무도 오케스트라’, 의식행사를 치를 때 쓰는 ‘취주 오케스트라’, 현악기만으로 구성된 ‘현악 오케스트라’, 작은 규모의 ‘실내 오케스트라’, 교향곡을 주로 연주하는 ‘심포니 오케스트라’등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바하나 헨델 시대는 20-30인조 관현악단의 규모였음에 반해 오늘날에는 110명까지 규모가 늘어나 대규모 음향효과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도 있다. 그러나 음악의 장르에 따라 그 편성은 자유로 늘이고 줄이기도 한다. 현재 가장 많이 클래식 연주 레퍼토리에 오르는 고전시대 교향곡 연주를 위해서는 통상 69명 정도가 표준구성으로 되어있다.
그럼 ‘교향곡’ 혹은 ‘교향악’으로 번역되는 ‘심포니’란 도대체 어떤 양식의 곡을 말하는 것일까? 일단 음악회 프로그램을 보면 여러 악장으로 나뉘어져 엄청 긴 시간동안 연주되는 지루한 곡이라는 인식을 독자 여러분은 할 것이다. 사실 심포니의 기원을 보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청중 서비스 차원의 음악에서 시작된 음악인데 말이다.
17세기 이탈리아 몬테베르디라는 작곡가가 오페라 막이 오르기 전에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오케스트라만으로 짧은 3악장 가량의 관현악곡을 청중에게 선사했는데 그 곡을 지칭하여 ‘신포니아’라 하였다. 그 이 후 작곡가 하이든이 이를 음악극의 예속물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음악양식으로 발전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심포니’이다. 하이든을 ‘심포니의 아버지‘라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명명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가 작곡한 심포니의 수가 107곡이나 되니 음악사에 길이 남을 만 하지 않는가?
우리가 즐겨 듣는 베토벤등 고전시대 교향곡은 형식에 의해 보통 3-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악장은 소나타 형식, 2악장은 느린 변주곡 형식, 3악장은 춤곡형식인 미뉴에트나 좀 더 빠른 해학적인 3박자의 스케르초 형식, 4악장은 같은 주제를 반복하는 론도 형식으로 되어 있다.
위에 언급한 오케스트라도 서로 다른 악기군끼리의 절묘한 조화와 앙상블이 이루어져야 청중을 감동시키는 훌륭한 음악이 탄생하게 되듯이 우리 가정과 사회도 서로 양보하고 조화를 이루어야만 구성원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요즘같이 혼란한 시대에는 더욱 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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