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망치, 실개천’
(송승호) =
<칼럼> - 송승호 교수의 김천사랑이야기(7)‘개구리, 망치, 실개천’
무엇이 연상되십니까?
그렇습니다. 겨울잠에서 갓 깨어났거나, 깨어날 준비를 하는 개구리를 잡는 것입니다.
3월6일(금요일)이 바로 경칩(驚蟄)입니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인 경칩이 우리들 앞에 다가왔습니다.

어린 시절 이맘때가 되면, 친구들과 실개천을 찾습니다.
실개천에 있는 작은 돌들을 망치로 내려치면, 그 밑이나 근처에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놀라 물 위로 떠오릅니다. 그 때 거물망으로 개구리를 잡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잡은 개구리를 먹지는 않았습니다.
잡은 개구리는 주로 어르신들의 보양식으로 제공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잡은 개구리를 부모님들께 드리고, 대신 용돈을 받습니다.
결국 개구리는 우리들의 용돈벌이에 희생물이었던 셈이지요.
농소 가매실의 흥배, 황금동(지금의 양금동)남산공원 옆의 재석이, 모암동의 홍연이와 경빈이. 이들이 개구리 잡이의 동지들이었습니다.
오늘따라 이 친구들이 보고 싶어지네요.
어느 친구는 고향 김천을 지키며 공직에 근무하고 있고, 어느 친구는 경기도에, 또 누구는 대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요즘도 가끔 만나기는 하지만, 고향 김천을 생각할 때마다 항상 그립고 그리운 친구들입니다.
이제 곧 제 고향 김천의 개구리들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겠지요.
요즘 개구리들은 제 어린 시절의 개구리와는 완전히 다른 운명을 타고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처럼 개구리를 잡는 아이들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김천의 개구리들이 산과 들을 누비며, 해로운 곤충들을 마음껏 잡아 먹기를 기대합니다.
경칩은 계칩(啓蟄)이라고도 합니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로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이 경칩입니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이즈음이 되면 겨울철의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며 마침내 봄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죠.
『동의보감』 논일원십이회삼십운(論一元十二會三十運)에는 “동면하던 동물은 음력 정월[寅月]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하며, 음력 9월[戌月]에는 동면을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입동(立冬)에 해당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예기(禮記)』「월령(月令)」에는 “이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라고도 기록되어 있죠.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하였으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듯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이기도 합니다.
며칠이 지나면, 제 고향 김천에도 봄이 오겠지요.
초목의 싹도 돋아나기 시작하면, 김천의 산과 들에도 새로운 기운이 넘쳐 나겠지요. 봄은 희망이고, 희망은 김천의 넉넉함을 선물로 안겨 주겠지요.
제 고향 김천의 새로운 봄을 생각하니, 저도 힘이 납니다.

◇ 프로필
– 김천시 아포읍 출생(52세)
– 김천초등·성의중·김천고교·부산대 경영학과·동아대 대학원(정치학 석사)졸업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특임교수(현)
-김천희망포럼 위원장(현)
-TV조선, YTN, MBN, 채널A, 연합뉴스y 등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현)
– 부산매일신문 정치부장·월간조선(조선일보사) 취재팀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임감사, 한국폴리텍대학교 감사 등 역임
-제18대·19대 국회의원 선거 김천지역구 새누리당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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