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신종식 기자) =

데이트 폭력, 리벤지 포르노.. 위험한 연인들

칼로 물 베기라던 부부싸움이‘가정폭력’이 되기까지, 애들은 혼나면서 큰다는 안일한 생각이‘아동학대’가 되기까지, 우리는 많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목격하며 오늘의 인식변화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범죄임을 의심하는 자는 없으리라.

그러나 여기, 우리가 깨야할 또 하나의 고정관념 속 피해자들이 있다. 흔히 사랑싸움이라고 포장되어온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올 초, 서울 모처에서 다툼 끝에 연인을 살해했던 동거남 사건부터 폭행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되어 공분을 샀던 신당동 길거리 데이트 폭력 사건까지 우리를 분노케 하는 작금의 사건들은 연인사이의 알콩달콩한 사랑싸움을 넘어서는 범죄행위임에 틀림없다. 이도 모자라 헤어지고 난 후 연인에 대한 어긋난 복수심으로 연인시절 나눴던 은밀한 한때를 온라인에 유포시키는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까지 사회 문제화 되고 있는 현실은 분노를 넘어서서 슬프기까지 하다.

사랑하는 사이에 그럴 수가 있느냐 반문하지 마시라, 경찰청에서는 다양한 ‘피해사례’를 바탕으로 연인 간 「폭행, 상해, 살인, 강간, 강제추행, 감금, 약취유인, 협박, 명예훼손, 주거침입, 지속적 괴롭힘」 등을 이른바 ‘데이트 폭력’으로 규정,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한편 다시 한 번 사회의 고정관념을 깨고자 노력 중에 있다. 더불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거나 이를 유포하는 행위도 처벌의 대상이 됨은 당연한 이야기.

가정폭력·아동학대, 연인 간 폭력과 같이 소중한 사람으로부터의 폭력은 폭력행위 자체의 위해성도 크지만, 피해자가 갖는 정신적인 상처로 인해 일면식 없는 자의 그것보다 피해의 심각성이나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또 한 단절되기 어려운 인간관계 때문에 피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폭력수위에 대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무뎌지게 되어 폭력성은 악화되고 피해 감수성은 낮아져 주위의 세심한 관심이 없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

오랜 고정관념을 깨고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로부터 많은 피해자들을 지켜내고 있는 성숙한 시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 연인 간 폭력은 명백한 범죄이며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해 그랬듯이,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신고로 또 하나의 생명이 구원받을 수도 있음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범죄이다.

기고자 : 김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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