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외부필진 기자) =

사드반대(곽은석)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자식을 키운 부모로서 재미삼아 자주 묻는 질문이다.

그러나 자식에게는 아주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부모는 자식의 우물쭈물하며 난감해 하는 표정과 몸짓을 즐긴다.

때로는 확실하게 자신을 좋다고 답하는 것을 확인하며 기뻐한다. 참 몸쓸 짓이다.

우리 부모들은 자신들의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자식들의 몹시 곤란한 상황을 연출한다.

다행스럽게도 자식들은 나이를 먹고 머리가 커지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이때부터는 엄마좋아아빠좋아 질문 놀이는 부모로서는 재미가 없어진다.

갑자기 쌩뚱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유희적 놀이의 한 가운데에서 우물쭈물 난감해 하고 있는 자식의 모습이 우리 대한민국의 상황이라 생각된다.

아빠는 강대국 미국이고, 엄마는 강대국 중국이라면 자식된 우리 대한민국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고 쉽게 대답했었어야 할까?

작년 미국과 중국은 ‘사드’를 가지고 대한민국에게 이 놀이를 했었던 것이다.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선택은 아쉽다.

세 살배기, 네 살배기 자식은 엄마가 물어보면 엄마가 좋다고 하고, 아빠가 물어보면 아빠가 좋다고 한다.

그러나 다섯 살 박이 자식이 되었을 때부터는 상황파악을 하면서 대답을 한다.

‘사드’에 관해서는 우리 대한민국의 선택이 과연 세 살배기, 네 살배기 아이의 선택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우리의 선택은 좀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과거 명․청교체기 시대, 한일합방 직전 시대, 6.25.전쟁 직전 시대를 되새겨야 한다.

리더들의 역할 부족으로 인해 민족 전체의 수난들이 왔음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리더들은 그냥 열심이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목숨을 다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정성 있는 고민과 과감성 있는 행동들을 해야 한다.

리더들에 대한 아쉬움 속에서도 나는 ‘사드반대’를 표명하는 400일이 넘어가는 김천시대촛불 투쟁에 오늘도 매진할 것이다.

‘사드반대’ 투쟁은 ‘평화 투쟁’ 이요, ‘민초들의 처절한 생존 투쟁’이다.

북·미간 긴장고조로 ‘사드반대’에 대한 언론과 대중이 관심이 적어져서 아쉽다.

우리 국민 전체의 생존권 문제인데 말이다.

곽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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