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천 해동춤 연구회의 사무장인 조문희씨가 김천 소년 교도소 위문공연을 마치고 기자에게 개인적으로 보내온 글입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진솔한 마음이 돋보여 수정없이 올립니다
( 조문희 객원) = 안녕하세요?
제가 사진이 많이 늦었죠?
교도소 공연 후 많이 느꼈어요.
정말 이 소년들은 (소년들 나이가 17세부터 23세까지라고 해요) 한 때의 잘못이나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이런 답답한 곳에서 몇 년 동안을 보내고 있는데 거기에 비하면 저희들은 정말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 군데의 철문을 통과하고 그때마다 신분을 확인하는데 제가 정말 교도소에 온 거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높은 벽을 넘어 공연을 통해 이런 곳에 와서 수용자들에게 우리 문화와 예술을 보여주는 즐거움을 안겨주었지만 오히려 제가 그들에게서 많이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였던 것 같아요.

요즘 중고등학생들 보면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 거의 하면서 편하게 공부하잖아요. 그 곳의 수용자들은 자유가 거의 없잖아요. 교도소에서 시키는 대로 구속 받으면서 살아가는 수용자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그들이 더 안 돼 보였어요.
공연은 무사히 마쳤어요. 교도소의 많은 분들께서 도움을 주시고 비록 개방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연은 아니였지만 수용자들과 그 곳의 교도관님들, 전경들에게 따뜻한 메세지를 전할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어요. 수용자들이 이 공연을 통해 그들의 마음의 꿈과 희망의 씨앗이 심어질 수 있기를 바랄 뿐 이예요.

기자님!
늘 저희 공연에 이렇게 관심가져주시고 신경써 주셔서 감사드려요.
이 작은 도시에 문화예술이 조금씩 발전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기자님 같은 분들의 힘이 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께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p.s 사진 중에 사물놀이가 있는데 이것은 김천소년교도소의 풍물반이 직접 공연한 사진이예요.
그 곳의 아이들이 공연을 잘 해 냈어요. 사물놀이는 흥겨움이 가득한 소리이지만 그들의 소리에서 응어리진 한의 소리가 섞여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구속받는 그 곳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게 별로 없는데 사물놀이를 통해 수용자들이 그 스트레스를 많이 푼다고 하더라구요. 어쨌든 우리 음악이 수용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어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예술이나 문화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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