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석) = 모처럼 김천 역전 통 거리에 나가본 시골 사는 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눈이 휘둥그래 하다. 자신들이 이방지대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모빌리안ㆍ시실리안ㆍ차드ㆍ몽블랑게ㆍ차트리 등 도저히 우리말로 이해 할 수 없는 상점 간판들이 야간조명을 휘황하게 받으며 거리를 밝히고 있어 변모해 가는 세월 앞에 살아 온 8순이 덧없기만 하다.
8순 아니라 7순 나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라도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면 사정은 마찬가지다. 캔터기ㆍ 맥클라인 ㆍ뷰띠로우ㆍ 시야드 라고 쓰여 있는 간판군의 듯한 것이 무엇인지 알리 없다. 그저 점포에 진열된 물품을 보고야 어떤 매장인지 알밖에 이렇듯 몇 년 사이 거리 풍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골 사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
현대 교육을 받았다는 40-50대도 마찬가지다. 씨씨클럽 즉 CC&CULUP이란 소린데 무엇 하는 클럽인지, 무엇을 파는 매장인지, 무엇을 안내(Inoformation)하는 곳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알고 보니 전국유명골프장에 대해 부킹을 도와주고 정보를 전해주면서 아울러 골프용품과 골프운동복 파는 곳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골프를 치러 다니는 사람이나 이 씨씨 클럽을 알 수 있지 이 부문 경기를 모르고 지나는 사람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왜 이런 말을 소개하는가하면 모든 게 전문화 되어있고 거리의 패션도체인화 되어 있는 바람에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주위환경을 공부하며 살아가야 되는 세상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휘황한 거리에 번득이는 간판이체인화 되는 사이우리는 우리 것을 여지없이 잃었다. 두문불출한 격세지감 세파 속에 변한 게 세태가 우리 것을 빼앗아 간 게 아니라 우리가 뻔히 보면서 읽고 있는 세상살이 우리 것을 빼앗아 갔기 더욱 억울하다.
가고 없는 우리 것 그리고 시민 생활 전부 이른바 재벌그늘을 찾아가야만 될 현실. 이모든 것이 우리 것을 갖고 갔다. 평생 친구한 사람이 양복점을 경영해왔다. 그런데 희한한 간판이나 붙으면서 양복점이 사양길에 들어섰다. 사람들은 시류에 민감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내걸린 체인기성복 양복집으로 몰리기 시작 했다.
그리고 며칠 안가 양복점을 걷어치웠다. 조그만 벤처가 막을 내리고 만 것이다.
그 뿐인가, 양말에서 우유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람들은 재벌들이 제조생산 하는 제품으로 몰렸다. 심지어는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에서 놀이 물품도 유명메이커를 찾는 사이 우리 것, 김천사람들이 만들고 김천사람들이 파는 물품매기는 찌들어 갔다.
아무리 지역주민들이 만들어 소모해주고자 해도 재벌기업들이 방해하고 있다. 그래서 밴처 기업 본래의 기업정신이 살아나기 어려운 것이다. 김천의 아무개 양복점도 서울로부터 지방에 이르기까지 체인화 된 간판에 눌려 거리에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과 현란한 체인간판이 고객을 회유 할 지라도 실망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럴수록 힘을 내 우리몸에 맞는 것을 개발하고 품질 좋은 것을 양산하면 된다. 어느 날 부식 만들 때 필요한 물엿을 사러 하나로 마트에 간 일이 있다. 대문을 나설 때 집사람 말을 잊지 않았다. 꼭 모암 물엿을 사야한다는 부인의 말을 귀담아 마트에 진열돼있는 물엿 가운데 모암물엿을 발견했다.
집에 사다 준 후 물어 봤다. 부인은 모암 물엿만이 아삭아삭한 맛이 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 보니 마트에서 고객들이 모두 모암물엿을 찾고 있었다는데 대한 공감이 갔다. 이와 함께 김천시모암동에서 만든 모암물엿이야 말로 대기업 물량공세에 대항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것은 아무리 휘황한 간판이 거리에 나붙어도 양질의 물품을 만드는 김천, 그리고 김천사람들의 혼이 깃든 상품개발의 중요성을 입증 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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