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이후 가족․형제간 불화
이주대상 283세대 중 28세대만 부항 정착
이주단지 정착세대 관광․체험 마을공동사업 구상
(한길뉴스 신종식 기자) = 부항댐 수몰이주민은 지금?
총공사비 4,549억원을 투입, 2012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부항다목적댐이 9월 현재 58%의 공정을 보이며 그 모습을 조금씩 갖추어 가고 있다.
댐이 제 모습을 갖추어 갈수록 이전에 있던 마을의 흔적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없다.
내일이면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다. 그간 조상의 성묘도 하고 떨어져 지냈던 친지도 만나고 고향을 찾을 기대에 부풀어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 고향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오랜 세월 이곳 부항면에서 터전잡고 조상대대로 살던 정든 집을 버리고 떠난 이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부항댐 수몰이주민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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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부항댐 건설이 한창인 부항면 유촌리와 지좌리를 찾아가 봤다.
지례면에서 5분정도 차로 달리자 부항댐 건설현장의 웅장한 모습이 코앞에 드러낸다.
부항면 유촌리 가는 길목 오르막길에 잠시 멈춰 내려 보자 부항댐 건설 진행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전에 하천을 따라 논과 밭 이였을 곳이 어디가 논이고 밭이었는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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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제방조성을 위해 쌓아놓은 높다란 보와 그 위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포클레인과 덤프트럭만이 조그마하게 보인다.
그리고 작은 촌락을 이루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유촌리에는 홀로 옛 식당만 외롭게 있을 뿐이었다. 유촌을 지난 지좌리에는 105여 가구 중 집단이주단지(자연부락)을 준비하는 15세대의 집들만 있고 나머지 집들은 언제 헐어 버렸는지 가을 초입인데도 삭막한 분위기를 풍기는 빈 집터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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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좌리 동네 뒤쪽으로 약 100m쯤에 시내로 이주하지 않은 지좌주민 15세대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집단이주단지에는 집짓기 공사가 한창으로 이상대 지좌리 이주대책위원장(전 시의원)과 이수기 이장이 반가이 맞이한다.

“고향 떠난 사람들 대부분 후회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보상받은 돈 때문에 가족 형제간 싸움으로 얼굴도 보지 않고 지낸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여기 이렇게 주민들끼리 남아 집단이주마을을 지어 동네 이름이라도 지키고 있다”

이주보상금을 받고 떠나려는 동네주민들을 어렵사리 설득해 지금의 자리에 자체 이주단지를 조성, 새 보금자리에서 향후 마을이 나아가야 할 계획을 설계하고 그 꿈을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는 이수기 이장과 이상대 이주대책위원장이 전하는 이주민들의 근황이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주대상 283세대 중 255세대는 이주를 완료했으며 173세대는 관내로, 40세대는 경북도내로, 42세대는 타도로 이주를 했다고 한다.
수자원공사에서 분양하기로 한 집단이주단지 신청은 10세대만 신청했다고 한다.
수자원공사에서 분양하게 될 이주단지 분양가가 평당(3.3㎡) 50~60만원선 정도 예상돼 이들 10여 세대들의 고민이 깊다고 한다.
이수기 이장과 이상대 이주대책위원장에게 이주단지조성 과정을 물으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처음 이주단지를 주민 자체적으로 조성하려니 불신도 많고 말들이 많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보상금이래야 2억미만의 영세민들이 시내 아파트를 1억원을 주고 나면 무엇이 남나, 농사도 못 짓고 취직도 못하면 남은 돈 가지고 여생을 살아야 하는데” “지금 시내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 중에 그나마 연락이 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루 종일 모여 술을 먹거나 지금에 와서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보상금을 3억5천만원을 받은 모씨의 경우 지금 남은 것이라곤 아파트 전세와 국민연금 12만원, 그리고 현금 5,000만원이 전부라고 한다. 보상금을 받기 전에 옷이다, 선물이다 하며 찾아오던 자식들과 형제들이 보상금을 챙겨가고는 지금에 와서는 얼굴도 안비추고 자녀․형제간 원수처럼 지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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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한편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서울에 있는 현부지 주인을 수차례 찾아가 설득과 사정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집단이주지를 조성하고 보니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주단지 조성을 출향인들이 제일 반겼다고 한다. 내려왔을 때 반겨줄 고향이 있기 때문이란다.
자체적으로 3,400평 부지를 사들여 마을을 조성한 지좌리의 경우 평당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가구당 200평에서 150평 정도로 분할해 현재 12가구가 살 집을 짓고 있다.
처음 20세대가 각 세대 당 200만원씩 내서 추진하기로 했다가 6가구가 빠져 나갔으나 박보생 김천시장의 협조하에 출향인사 7세대가 이주해 오기로 해 마을회관를 비롯한 22가구가 들어선다고 한다.
그리고 마을을 조성하면서 자체적으로 마을 규약도 만들고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체험과 관광 등 마을공동체 사업을 위한 구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0세대는 정부정책에 따른 그린빌리로 지정돼 태양광시설을 갖춘다고 한다.
현장에 3~4명의 이주민과 현장 공사인부만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다수는 유물이 발견된 현장에서 하루일당을 벌고 있다고 한다.
이주보상을 받아 더 이상 농사를 지를 곳이 없기 때문이다.
김천시의 적극적인 협조로 전기와 상수도시설이 마련되었으며 현재 어느 정도 집의 형태를 갖추고 10월말이면 공사가 끝난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동네 진입에 필요한 지좌교 건설과 임시도로 포장로 현재 김천시와 수자원공사가 적극 협조․노력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들 주민들은 조급하다.
집을 준공하고도 도로포장이 안 되면 겨울철 눈 때문에 새집으로 이사를 갈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들은 조상이 대대로 물려준 고향을 지키고 각박하고 삭막한 도시가 아닌 농촌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꿈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내년 이맘때 다시 한 번 찾아왔을 때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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