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한국 조폭은 못 건드려”(한길뉴스 신종식 기자) = 조직폭력배들이 한국의 공적인 무대로 끊임없이 침투해 들어오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8일 보도했다.
타임은 ‘주먹들의 길’이란 제목의 최신호(14일자) 기사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고상한 마피아 신화가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제 희미하게 사라졌지만 한국의 폭력배는 여전히 대중의 영웅같은 존재”라고 소개했다.
이 주간지는 한국에서 조폭들이 베스트 셀러 서적의 주제가 돼 있고 지난해 히트한 영화 대부분이 암흑가에 관한 영화들이라면서 이같은 조폭물은 충성.희생, 그리고 상급자에 대한 존경심이 중시되던 소박했던 옛 한국사회에 대한 구세대의 향수를 겨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타임은 또 “한국 국민은 폭력배와 사법공무원 및 대통령의 측근 정치인들 사이에 뒷거래가 있다는 주장에 큰 경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고위직의 독직(瀆職) 으로 폭력배와 정치인 사이의 불미스런 관계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이 ‘막강한 폭력배 출신의 정치 해결사’인 여운환(呂運桓) 을 두번 정도 만났다고 시인해 큰 충격을 주었다면서 대통령의 아들이 법을 어겼다는 증거는 없지만 그의 교제범위가 죄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논평했다.
이 주간지는 ‘폭력배 게이트’로 불리는 이같은 스캔들은 金대통령에게 큰 상처를 주었으며 金대통령이 조직범죄에 대한 전국적인 단속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은 지난해 10월의 매우 중요한 보선에서 패배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한 폭력배의 말을 인용,”한국의 거물 폭력배들은 정계 거물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 못건드린다”고 꼬집었다.
타임은 또 여씨와 같은 ‘암흑가 인물들’ 때문에 한국 국민이 ‘정치 폭력배’라 불리는 자들의 영향력 증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한국인들이 영화에서는 폭력배를 찾아다닐지 모르나 한국인 누구도 주먹들이 실제 권력에 간여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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