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설치를 경계하고
김천시민의 단결을 호소하며
(이호영) =

며칠전 모 일간지에서 보도된 구미, 김천, 울산등지의 지역에 경부고속철도역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환영은 커녕 어째 찝찝하고 당혹스러우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겠다는 것이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혹자는 적극 환영할 일인데 그 무슨 소리냐고 의아해 하겠지만, 이번 발표의 실상을 눈여겨 보면 환영하고 박수칠 일만은 아닌 것이다.
우리 김천시민들이 다 아는대로 지난 49년에 경북내에서 제일 먼저 포항과 동시에 시로 승격한 김천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인구 15만도 유지하지 못하고 낙후도시로 전락한 것도 억울한 일인데, 설상가상으로 시내 중심부를 관통하는 경부고속철도 교각이 도시를 반토막 내고 마치, 안방에 대들보를 박아놓은 양 흉물스럽기 그지없도록 만든 것은, 항구적인 김천발전을 절단하고 기(氣)를 꺽어놓는 일일뿐 아니라, 개통시에 소음, 진동, 분진 등으로 시민들이 겪는 생활환경 피해는 불을 보듯 삼척동자도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당연히 보상차원에서라도 우리 고장에 중간역사를 언제, 어느때 설치하겠다고 보채지 않아도 스스로 약속하고 계획했어야 마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2년도부터 10여년간 김천시와 상공회의소 등 기관단체에서 수차례에 걸친 건의와 시민의 염원에도 아랑곳 않고 있다가, 고작 이제와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고속철도 1단계 개통시(2004년)에는 고속철도 직결(무정차) 운행이 합리적이나, 중․장기적으로는 (김천과 구미에) 정차역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가 금새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식 해명자료를 내는 등 이리저리 법석을 떨며 우리 김천시민을 떠보고, 우롱하고 있다.
분명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듯이, 김천 등지의 고속철 중간역사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지, 지금 당장 설치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뿐더러, 건설교통부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해온 「2008년 완전개통 후 고속철을 운영해보다가 운영실적 등을 감안하여 역설치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종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더욱이나 놀라운 것은, 이번 철도기술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고속철 중간역사 입지로 거의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구미를 은근슬쩍 끼워넣은 것이다. 분명 김천, 구미 두 지역다 중간역사를 설치한다는 것은 아닐터이고, 대전-대구간 중간역사를 건립할 시, 김천․구미중 한 지역이 고려될 수 있다는 내용일 것인데, 어떻게 하여 삼산이수의 고장인 김천의 도시 중심부를 고속철 교각으로 쑥대밭을 만들어놓고도, 고속철 역사를 구미지역에 설치할 수도 있다는 이 무도하고 해괴망칙한 작태야 말로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건설교통부가 지난 95년도에 영남권 복합화물터미널 후보지로 아포읍 일대를 최적지로 확정․발표했다가, 2001년도에 돌연 칠곡군 지천면 일대를 최적 후보지로 변경 발표한 사건을 잊을 수도 없고 잊지도 않고 있는데, 노파심인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화살에 맞아본 새는 휘어져 있는 나무만 봐도 겁이 난다”는 속담이 이 시점에서 떠올려지는 것은 무슨 방정 맞은 생각이란 말인가?
차제에 정부당국이 만약 김천에 이대로 엄청난 피해만 입히고, 고속철 역사는 설치하지 않고, 미적미적 또다시 이번에도 우리 김천시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며, 조롱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모든 시민이 「인간띠」를 형성해서라도 철도에 엎드려 죽을 각오로 맞서야 할 것 같은 과격한 생각마저 드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이 호 영 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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