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신종식 기자) = 초등학교 반장선거에 나서는 학생은 담임선생님에게 반장이 되게 해달라고 호소하지 않는다.
자신이 속한 반원들을 향해 호소할 뿐이다. 담임이 자신을 반장으로 만들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임시 반장으로 선출해 줄 수 있을 뿐 이런 기초적인 사실 조차도 여의도에 입성하려는 후보들이 모른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 있어 담임은 임시 반장만을 선출할 뿐이다. 그 이후에 정식으로 학생들의 추천과 반장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각자의 소신과 생각을 학생들에게 피력하며 자신을 선택해 줄 것을 호소한다.
출마한 학생들은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 반원들을 향해 ‘선생님께 건의해서 숙제를 줄이게 하겠다’, ‘쾌적한 교실을 만들겠다’, ‘전교에서 제일 좋은 반을 만들겠다’는 등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한 표를 얻기 위해 읍소와 환심작전(?)에 들어간다.
우리나라 정치가 정당정치며 하향식 공천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향식 공천으로 지역민이나 유권자들은 중앙정치와 선거에 관심이 떨어지고 있지만 정치에 뜻을 두고 있는 인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중앙정치권이나 정당에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역 여론이나 지역현안문제 등에 관해서는 관심 밖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주민이나 유권자들이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이번 4월9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고 한다.
호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니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괴상한 공식에 빠져 당 공천에만 매달릴 뿐 자신의 철학과 정치적 신념과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며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발 품을 파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지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 6명 모두 당 공천을 희망하고 5명이 공천을 받지 않으면 출마를 포기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당 공천을 받기 위해 수시로 서울을 들락거리거나 지금까지 사무실은 고사하고 달랑 기자들에게만 출마한다는 통보만 하고 지역유권자들에게 얼굴도 내밀지 않고 있는 예비후보도 있다.
‘공천=당선’이라고 하지만 유권자들이 모르는 후보를 어느 정당이 공천을 할 것이며, 누가 출마했는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유권자들이 한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들을 바라보면 우리 유권자들이 참으로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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