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한길뉴스 기자) =

부부간, 친구간, 부자간 세상 인간사 모든 것이 신뢰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 신뢰가 무너진 사회는 혼란과 무질서의 사회로 약육강식의 동물세계로 전락하고 만다.
작금의 세종시문제가 바로 그러하다.

지난 정권에서 만들어진 9부2처2청 행정부처 이전을 중심으로 자급자족 가능한 ‘행정중심의 행복도시’로 만들겠다는 세종시를 정권이 바뀌고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9부2처2청의 행정기관이전을 백지화하고 대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중심의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만든다고 발표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백년대계를 위한답시고 무수한 정책에 따른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다가 또 다른 정권이 들어서면 이전 정권이 추진하던 국책사업은 유야무야 사라지고 새로운 국책사업을 한답시고 또 그기에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작태를 수없이 보였다.

그러면서 ‘국가백년대계를 내다보고 내린 결정이다’란 말 한마디로 국민의 소리는 외면해 버린다. 이러한 것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을 위한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책과 국책사업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소위 정치인들이 말하는 정치고 위정자가 말하는 국가를 위하는 일인가.

한쪽은 정치적 신뢰를 말하고 한쪽은 경제논리를 말하고 있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과 청와대가 있는 서울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대한민국이 미국처럼 정치(행정)와 경제가 분리되어 있는가. 국가 정책이나 정권에 반(反)해 살아남은 기업이 이 땅에 얼마나 있던가.

국가 주요 정책도 수시로 바꾸는데 이익을 목표로 삼는 기업이 차기 정권이 바뀌어도 세종시로 이전하고 투자를 할 것이라고 믿으란 말인가. 아버지가 거짓말을 수시로 하면서 자식보고 거짓말은 나쁜 것이니 거짓말을 하지 말란다고 하지 않는가.

현정부는 행정부처 이전이 수도를 분할하고 연간 3~5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 수도권 과밀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은 얼마인가. 모든 대기업이 서울과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젊은이들을 수도권으로 빨아들여 지방은 고령화 사회로 점차 빈집이 늘어나고 아기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

세종시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함께 연계되어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가 세종시 법을 뒤집어 놓고 혁신도시는 그대로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혁신도시 그 어디에 공공기관이 이전부지를 매입하고 착공에 들어간 곳이 있는가.

행정기관이 내려가면 그에 연관된 기업이 따라가고 지역혁신 역량이 덧붙여져 혁신도시가 된다는 것이 균형발전 논리다. 정부기관이 가지 않는데, 10개 혁신도시로 옮길 140여개 산하기관이 내려갈 명분이 없다.

그나마 혁신도시로 이전을 염두에 두고 있던 기업들에게 원형지 개발과 세제혜택 같은 특혜를 미끼로 세종시로 몰아주면 여타 지방은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
개 개의 가정뿐만 아니라 이 사회도 모두 신뢰를 바탕으로 돌아가고 있다. 원칙과 신뢰가 무너진 사회를 상상해보라. 하물며 국가는 더한 신뢰를 요구한다. 원칙과 신뢰가 무너진 국가에 있어 법이 존재 하는가?.

한 나라가 잘되고 발전하려면 경제논리에 앞서 법이 바로서야 한다. 그리고 법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원칙과 정치적 신뢰가 우선되어야 한다.
노골적으로 말해 먹고 살기 위해 서울로 수도권으로 떠난 자식들을 고향에 있는 늙은 부모 품으로 돌려 달라는 것이다. 고향 가까이 늙은 부모 가까이서 함께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달라.

한길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