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한길뉴스 기자) = 발해의 옛 영광을 재연하고자했던 뗏목탐사단의 꿈이 악천후로 인해 수포로 돌아간 적이 있었다.
옛날 운송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압록강 중상류의 무성한 산림에서 벌채한 목재를 뗏목을 엮어 운반했었다. 이것을 ‘벌류'(筏流)라고 한다.
벌류는 뗏목 위에 1명 또는 2~5명의 뗏목을 부리는 사람이 타고 하천의 바닥까지 닿을 수 있는 긴 막대를 이용하여 뗏목이 계곡의 급류에 휩쓸리거나 바위에 부딪치지 않도록 운반하는 방법이다.
옛날 목재는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건이었다. 그래서 조림과 벌채는 국가가 엄격하게 관장을 했었다. 그리고 나라의 큰 인물을 재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백두산에서 벌목한 나무를 동아줄로 엮어 압록강을 타고 한강까지 이동시키는 뗏군들은 항상 위험을 동반하고 살았다. 물론 그만큼 많은 보수를 받기도 했다.
사고가 나면 목숨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고 몰고 내려오던 재목을 묶었던 밧줄이 끊어지면 재목이 뿔뿔이 흩어져 지지각각 떠내려가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이럴 경우 재목들은 혼자서 둥둥 떠내려가다 운이 좋아 강변 모래톱에 걸리면 마을 주민들에게 발견되어 초가집 서까래가 되기도 하고, 망망대해로 흘러 재목으로서의 역할을 다 못하고 썩어 버리게 된다.
초가집 서까래가 된 나무나, 망망대해로 흘러간 나무나 원래대로라면 궁궐의 대들보가 되었어야한다.
뗏목을 엮었던 동아줄이 허술하여 재목들이 제 역할들을 다 하지 못하게 된다면 참으로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몆 일 전 송설고 총동창회 전국회장단이 모여 회의를 가졌다.
나름대로 학교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기 위해서다.
모두들 송설 출신으로서 학교와 자신들에 대한 자부심들을 가지고 있었다.
모교를 위해 자신이 무언가 하고 싶어 하는 열정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중지를 하나로 모을 구심점은 보이지 않았다. 비유를 하자면 재목을 엮어 뗏목을 만들 동아줄과 그 뗏목을 몰아 갈 뗏꾼이 없었다고 밖에 말 하지 못하겠다.
개개인의 역량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미미하다. 궁궐대들보가 될 재목들이 동아줄에 잘못 엮이면 초가집 서까래로 끝나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떠돌다 물에 가라앉아 썩어버릴 수도 있다.
재목은 목수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
튼튼한 동아줄로 엮어온 재목을 좋은 연장 가진 목수가 큰 배로 만들어 낸다면 오대양 육대주를 항해할 선단을 꾸릴 수도 있다.
큰 비젼을 가슴에 품은 선장과 함께 망망대해를 헤쳐 나갈 수 만 있다면 돗대가 되던 갑판이 되던 무엇이던 되고 싶어 하는 재목들을 위한 동아줄과 연장 그리고 선장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비단 송설고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학교가 그러하며 김천시민을 이끌어갈 김천도 그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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