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이전논의 첫 출발부터 반대
재단·학교·동문 3박자 협력은 한 목소리
(한길뉴스 신종식 기자) =

우리나라 사학의 한 축으로 ‘영남의 오아시스’로까지 불렸던 명문 김천고등학교가 전국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산통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27일 송설총동창회 전국회장단회의가 송설교육재단의 요청에 의해 김천파크호텔에서 김천혁신도시내의 지역으로 모교이전(특목고 전환)에 대한 안건을 상정,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회장단 대표들이 학교발전에 대한 고민과 불만 그리고 방안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여 김천고가 다시 태어나는 산통이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했다.
이날 여만종 재단이사는 재단을 대표해 “김천에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김천시에서는 특목고를 국회에서는 과학고 얘기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창이나 재단에서는 이와 같은 움직임에 부정적이며 그에 대한 대책으로 김천고를 특목고로 전환해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한 동창회의 논의를 통한 의견을 수렴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과학고 입교를 막거나 그쪽으로 이전을 해서라도 80년 전통의 명문을 살리기 위해 학교를 이전하자는 것이 재단의 중론이다”라고 밝히고 “서산 농장 매각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이며 서산 농장이 매각되어도 재단 재산으로 수익성 있는 다른 재산으로 전환하는 것이지 매각대금으로 학교 이전 자금 전환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국각지에서 모인 송설총동창회 전국회장단 대다수는 김천고등학교의 특목고 전환·이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그 동안 재단이 학교발전에 대한 지원의지가 있었는지 또한 학교측은 명문고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동문들의 질타와 함께 재단, 학교, 동문 모두 3박자가 되어 맞물려 나아가야 만이 진정한 명문으로 전국 2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데 공감을 표시하고 차후에 더 많은 논의를 통해 중론을 모으기로 하고 끝을 맺었다.
아래 내용은 그 날 발언 내용 중
일부송설고는 김천시민의 학교다
재단·학교·동문 3박자 맞으면 특목고 두렵지 않다

이날 안길룡 김천동창회장은 ” ‘탱자씨는 탱자를, 오렌지씨는 오렌지를 수확한다’며 명문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수학생 모집에서부터 시작해 우수한 선생을 선발해야 한다”며 “이러한 바탕 위에 획기적인 시설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특목고가 들어온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무한경쟁을 통해 이겨내야 한다. 서울대 못나와도 김천과 김천고를 빛낸 인물이 많이 있다. 송설학원이 훌륭한 인물이 많이 나온 것은 훌륭한 학풍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학교이전 이전에 현 위치에서 재단이 투자를 해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구미 김한선 부회장은 “구미에서 장학재단을 운영하면서 구미시 각 교육기관장을 만나본 결과 ‘구미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초·중·고 장학재단을 설립하는데 1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 사립학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배려 없이는 힘들다. 사학이 족벌체제하에서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재력이 있으며 각 분야에 안목이 있는 인물이 재단 운영권을 맞아 운영해야 한다.”며 재단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주원 본부동창회 부회장은 “학교발전을 위해서는 3박자가 맞아야 한다. 학교행정은 교감에게 맡기고 교장은 CEO가 되어 전국을 뛰어다녀야 한다. 그 뒤를 재단이 뒷받침해주고 동문은 침 뱉지 말고 후원을 해주어야 한다”며 “학교발전을 위한 기금조성을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허원태 서울동문은 “재단이 그 동안 학교 등록금 외 지원이 있었느냐”며 “총동창회에 기대만 하지 말고 재단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라”고 성토했다.
최경호 동문은 “송설재단은 김천시민의 학교이며 송설당의 교육정신을 이어받은 송설인의 학교다”며 “현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이전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히고 “동문은 재단과 학교에 건의·간섭할 권리가 있다. 정신을 차리면 명문학교로 그 명예를 지킬 수 있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자신의 뜻을 피력했다.
이동희(김천농협조합장) 동문은 학교이전에 반대의 뜻을 나타내고 “역사와 전통은 환경이 좌우한다, 서울대 진학이 전부는 아니다. 서울대 출신이 모교을 발전시킨 것은 별로 없다.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양성·배출하여도 지역과 학교발전에는 관심이 없다. 차라리 김천관내 학생들을 모집하여 육성하여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임경규(김천시의장) 동문은 “특목고로 갈 수 없다. 김천고등학교는 김고로 남아야 한다. 현재 학생수가 없다. 외지에서 오지 않으면 정원인 260명 채우기도 힘들다. 그래도 김천고는 김천고다 특목고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목고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보다 나은 명문학교로 가기 위해 선생님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육육성을 위해 선생에게 장학금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경엽(남산병원장) 동문은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학교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재단의 지원, 선생들의 노력, 교장의 리더십 등 3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충남 공주 한일고의 예를 들며 “정원 160명 중 서울대 17명을 비롯해 모든 학생이 국내 최고 명문대학인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에 합격한다”고 밝히고 그 이유로 그 학교 교장이 아침 6시30분에 기상하여 학생들과 함께 구보하고 학생들에게 “나는 큰 그릇이다”를 외치게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화 시대에 아무리 찾기 어려운 면소재지에 위치한 학교라도 우수학교가 되면 자동으로 우수 학생들이 찾아오게 돼 있다는 것이다. 김고가 외부 우수학생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은 있는 재원 가지고 더 많은 수확을 거두기 위한 선생들의 돌격적 자세가 미흡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학교측에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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