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박원진 기자) =

대덕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 전야제를 알리는 대산농협 풍물패의 공연모습

지난 15일 지역 초등학교마다 총동창회체육대회가 열렸다.
대덕 초등학교, 양천 초등학교, 조마 초등학교, 유촌 초등학교 등….
초등학교 총동창회는 체육대회와 전야제로 이루어지는데 전야제는 마을 잔칫날이다.
외지에 나가있던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이 모여 지난 세월 동안의 정리를 나누고 “ 너 잘살고 있구나…….” 서로 얼굴보며 미루어 짐작하는 말은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정겨운 잔치날이다.

’대덕초등학교 총동창회 전야제 및 면민 축제의 밤’에 참석한 내빈을 소개하고 있다. 이 자리에 김정국 김천시의회 의장, 황병학 부의장, 박보생 김천시 행정지원국장, 오연택 시의원, 황인상 시의원, 이정열 시의원, 정경수 변호사, 김용대 변호사, 나영민 금릉 JC회장 등

누가 말로 대신할 수 있을까?
오랜 세월 면면히 쌓여온 이들만의 무언의 대화를 주고 받는 술한잔으로 할 말을 대신하는 동창들만의 세계를 ……….

사회자가 노래자랑을 시간을 알리면 저마다 우리 동네를 대표하는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유감 없이 발휘되고, 경품 추첨이 시작되면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경품권을 꺼내 행여 내가 가진 번호가 불릴세라 귀를 쫑긋 세우고 사회자의 마이크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우와 나 당첨이다 당첨……..”
좋아서 만세를 부르면 뛰어 나오는 모습 뒤에 나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마을사람이 당첨되면 덩달아 좋아서 환호성을 울린다.
“ 자네 오늘 한턱내야 되겠네 선풍기 당첨되었으니”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기분으로 한턱 내다보면 경품보다 기분턱이 더 많이 나간다. 그래도 좋기만 한 것을………….
이런 시골학교의 총동창회는 소박하게 치루어진다.
가슴한편이 아려오는 것은 폐교된 모교 교정에서 다시는 후배들이 배출되지 않는구나 하는 쓸쓸함을 뒤로하고 씩씩한 청년 후배들이 없이 대부분 40대를 넘긴 동창들만이 쇠락한 교정에서 모임을 가진다.
어쩌면 그래서 더 알뜰하고 살뜰한 마음들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폐교되어 사라진 부항 유촌초등학교가 총동창회를 맞아 모처럼 활기를 뛰우고 있다.

하늘을 찌를듯한 교정의 나무를 가리키며 “저 나무는 우리가 다닐 때 심었는데…….” 저 나무를 심을 때는 요만했는데…………….. 지금은 고개를 들고 쳐다보아도 끝을 보기 힘들다.

교정 뒷마당에 걸린 가마솥들에서는 함께 모인 동창들의 가슴처럼 뜨겁게 부글부글………. 익어가고 있다.
오는 순서대로 너나 할 것 없이 국밥 한 그릇과 정성들인 음식상이 차려 내진다.

사라져 버린 모교에 대한 슬픔을 잠시 잊고 동창을 다시 만나다는 기쁨에 옛날 어린 시절로 돌아가 춤과 노래를 즐기고 …….

고향을 지킨 동창들이 농사지은 것으로 객지에서 고향을 찾은 친구들에게 선배들에게 후배들에게 고향의 정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져 있다.

지금은 공부하는 후배들 볼 수 없는 낡은 교실의 칠판에는 안타까운 낙서들이 가득하다. “2000, 7, 17일 친구들 다녀가다” 김ㅇㅇ, 이ㅁㅁ, 김ㅎㅎ, 박 ㅁㅁ이 다녀가다.
옆에는 이튿날 뒤늦게 온 친구가 “ 영애도 다녀간다 친구들아” 이러한 낙서들이 메아리 친다.
평소에는 아무도 찾지 않았단 우리들만의 교정에 오늘은 참 많이도 왔다.

“친구야 다음에도 만나자” 오늘만은 초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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