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신종식 기자) =

<독자투고> 화천 산천어축제를 다녀와서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조금은 날씨가 풀린 1월의 마지막 주말.

겨울방학 내내 집에서만 지내던 아이의 지루함이 미안해져 아이가 티비 광고를 보며 나도 빙어 낚시 가고 싶다…라고 읊조린 말을 듣고 추진력 짱인 형부와 언니와 함께 .. '전국 겨울 축제'라고 검색해서 단연 1위라고 뜨는 화천으로 29일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독자투고> 화천 산천어축제를 다녀와서

김천에서 화천까지 가는 길은 내내 편하다가 화천에 들어서서 산길을 구비구비 조심히도 달려야 함에.. 신나는 마음이 약간은 가시기도 하였다.

'과연 이렇게까지 고생할만할까 라는 의문이… 그렇게 도착한 화천 축제 현장…주차장이 학교 운동장이어서 축제 현장까지 멀진 않으려나 걱정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주차장이 매우 편하고 넓어서 만족스럽기도 했다.

막상 현장까지 걸어가 보니 매우 가깝고…부담 없는 거리..

또 가는 내내 그 짧은 거리에 불빛축제를 연상케 하는 전구들이 매달려 있어서 밤을 기대하게도 했다.

축제장의 크기는 막 길을 잃고 헤매일 정도로 크진 않았다.

<독자투고> 화천 산천어축제를 다녀와서

그냥 작은 내천을 열심히 얼려놓았구나 하는 정도?

처음 도착해서 받은 느낌은 우리나라 겨울 1위 축제라고 해서 내심 기대를 했지만 무엇인가 막 세련되고 안정된 그런 느낌은 없었다.

그냥… 여느 시골의 약간의 축제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매우 맑은 그리고 즐거운 웃음소리들이 기대감을 잔뜩 갖게 했다.

각 이벤트 장마다 요금이 매겨져 있었고… 또 그 가격이 생각보다는 비싼 편이라 속으로 살짝 놀라기도 하였다.

<독자투고> 화천 산천어축제를 다녀와서

처음 코스였던 산천어 낚시터 표를 사고 나니 사람 수만큼 챙겨줬던 화천농산물 이용권 5000원 … 어른 한 명당 요금이 12000원이여서 좀 비싸네 하면서 이런걸(화천사랑 상품권) 어따쓰나~ 하는 상품권을 입장권과 함께 주어서 처음에 의문으로 남았었다.

아이와 언니네와 열심히 낚시를 하는데 … 산천어가 내가 평소에 알던 그런 빙어가 아니란 사실과 여기저기서 조막 조막하게 모여앉아..얼음구멍을 들여다보고 애쓰는 여러 사람들을 보며 참 재미있고 신선했었다.

사람들이 워낙에 많아서 산천어의 숫자가 모자랐던 것인지…아니면 우리 팀의 실력이 확실히 모자란 것이었던지 모르겠지만… 네 명이서 들어가서 4마리 잡고 낚시장을 떴다.

<독자투고> 화천 산천어축제를 다녀와서

오전부터 달린 탓에 다들 배가 고파 일단 축제 장 밖을 빠져나와 근처의 식당가를 둘러보고자 나가서 둘러보니 놀랍게도 그곳은 정말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여느 시골의 조용한 마을이 이 작은 축제 하나로 신나는 마을이 되었구나란 느낌이 확 와 닿았다.

분명 축제장 안에서 모든 끼니와 모든 것들을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축제장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에는 이 작은 마을의 두서넛 있는 식당이 딱 이였다.

사실 그다지 싸지도 친절하지도 않은.. 또 플라스틱 의자들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이 식당에서 시장이 반찬이라며 열심히들 먹고 배를 채웠다.

그리고 다시 축제장으로… 아이는 스케이트가 타고 싶다며 따뜻한 코코아 한잔 마시고 가라는 권유도 뿌리치고 축제장내의 스케이트장으로 달려갔다.

<독자투고> 화천 산천어축제를 다녀와서

주변에 어떤 멋진 커피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세련된 놀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작은 내천을 얼려 구역을 나눠놓고 이런저런 주제의 이벤트장들이 유일해서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온 사람들이 이 축제에 오롯이 집중하게 했다.

아이는 스케이트를 타고 산천어 잡이 입장권을 살 때 받은 5000원짜리 농산물 상품권 4장 사람이 네 명이니 총 20,000원.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언니랑 축제장 곳곳에 세워져있던 농산물상품권 교환코너로 향했다. 우리가 늦게 가서 인가 그 다지 살 것은 많지 않다는 느낌…

그래도 이곳이 아니면 사용할 곳이 없고 또 화천을 벗어나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생각에 골라보자란 생각으로 여기저기 열심히도 다녔다.

언니가 고른 화천막걸리 세트. 내가 고른 수제딸기잼…이것들이 결코 싸지 않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내가 고른 수제딸기잼은 개인이 열심히 만들어 축제찬스(?)를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해보였다.

집에 와서 먹어보니 … 딸기 양이 시중의 판매 되는 것 보다 더 많다거나 하는 그런… 특별함은 그닥 없었음에도 생산자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임이 분명했다.

농산물 상품권으로 물건을 사면서 이 축제가 이 지역 주민들을 살리는 축제가 되겠구나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하루해가 다 지나가도록 축제장에서 놀고 나서 집으로 가자하고 나가던 길에 현수막 광고로 보게 된 실내얼음조각 광장… 현수막만 보고서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또 축제장과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하여 향하게 되었다.

그곳 역시 입장권이 5000원이라 ‘어 비싸네’ 하였더니 또 화천지역사랑상품권으로 2000원씩 돌려준다.

이 상품권은 화천시내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했다.

얼음 조각들이 참 예쁘게도 꾸며져 있었던 얼음나라를 구경하고 나와서 작은 불빛들로 가득찬 시내선등거리로 나섰다.

이 선등거리는 주말엔 차 없는 거리가 되어 가장행렬도 열린다고 한다.

아까 돌려받은 상품권으로 빵이라도 사자 싶어서…이 상품권으로 파리바게뜨에 들러 빵까지 사고 나니 이 축제가 참 철저한 기획아래 1회용 축제가 아닌 지역민들도 신나고 와서 즐기고 놀다 가는 사람들도 신날 수밖에 없는 축제임이 분명해졌다.

보통 지역 축제는 기획은 대단하지만 준비. 참여. 관심이 등이 미미해져 참 용두사미인 꼴이 많다.

덕분에 지역민들에게도 그냥 하나의 귀찮은 관심 없는 여느 공무원들의 재미없는 일정일뿐이였던 경우가 많은 것처럼 느껴졌었다.

지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니 당연하게도 외지에서 오는 발길도 끊어진다.

어느 관광지이든 친절과 그곳 주민들의 관심이 아주 중요하니까!

그런데 이 축제는 철저하게도 오는 사람들이 입장료를 내고 일정 액수를 되돌려주는 상품권들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지역민들이 이 축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역축제는 지역민만의 축제로만 남아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멀리 외지에서 찾아 갔다가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서 다시 찾아가고 싶은 아쉬움과 또 왜 내가 사는 김천에는 이런 축제가 없을까 하는 아쉬움. 이 두 가지 다른 방향의 아쉬움이 남는 그런 하루였다.

그리고 화천 산천어 축제가 김천과 다른 점은 여름과 겨울의 차이밖에 없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김천도 화천과 비슷한 정도의 내천이 있고 화천에는 없는 넓은 백사장이 있다. 여름과 겨울의 차이점이랄까?

화천이 겨울이라면 김천은 여름을 활용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화천 산천어 축제를 보고 와서 내가 사는 김천의 또 다른 발전을 기도해보고 기원해본다.

화천 산천어 축제는 지난 2003년도 시작하여 20017년도 16회째 이어오며 지역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강원도와 화천군의 대표축제중 하나이다.

강원도 화천군은 인구 2만7천의 강원도에서도 오지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화천 산천어 축제에만 매년 160만명에 가까운 내·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든다.

축제예산 27억중 국비 보조 10억원, 순수군비는 17억정도이나 매년 증가되는 추세이다.

강원도와 행정자치부 분석결과 축제로 인한 지역경제 기여도는 예산대비 최저 23배에서 50배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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