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용) = 4.24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개혁당의 유시민의원이 국회에 라운드-티와 면바지를 입고 의원선서를 하기 위해 출석해 많은 의원들로부터 “국회를 무시하는 거냐” 질타를 받았다.
끝내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장이 주의를 주고 의원선서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여야 의원들이 퇴장하는 바람에 의원선서가 미루어 졌다. 유의원은 “열심히 일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편한 복장으로 나왔다”며 “국회법에 정장을 입으라는 규정은 없다”고 항변했다. 젊은 사람의 사고가 국회에는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이것은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이다. 요즈음 한창 유행하는 광고가 ‘상식’과 ‘사고의 전환’이다.
모대기업에서는 ‘고객의 상식에서 배우겠다’면 이색광고를 하고 다른 기업은 ‘생각이 바뀌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고 선전을 하고 있다. 제품자체의 효율성보다는 소비자의 뜻과 취향을 먼저 생각한다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물론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이미지와 법을 정하는 입법기관인 국회를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일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데 있다.
정장을 해야만 국회의 권위가 선다는 생각이 잘 못된 것은 아니다. 신성한 법을 다루는 곳이라 예의를 지키야 한다는 입장도 당연하다. 그러나 정장이 아니라 평상복차림이 국회의 권위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생각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장이야 어떻게 하든 국회에서 일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수의 여야 의원들이 자리를 떠는 것은 복장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비취질 우려가 있다.
똑같이 국민들이 선택하여 국회에 보내준 신분이다. 사람을 제대로 보지 않고 복장에서 티를 찾는 것은 속보다는 겉을 중히 여기는 한국사람들의 정서상의 문제 일수도 있다.
세대간의 인식차이는 분명히 있다. 이것을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못한다는 것은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가치관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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