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품어 준 김천(송승호) =

<칼럼> - 송승호 교수의 김천사랑이야기(5) - 눈 맞는 청암사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하루하루가 모여서, 지난해가 되고, 지난해들이 모여서 과거가 되며, 과거들이 모여서 역사가 됩니다. 우리들은 과거의 추억을 먹고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영원한 고향’ 김천을 떠올리며, 아련한 과거 속으로 잠기곤 합니다. 이 시간이 저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합니다.
눈 맞는 청암사! 김천시내에서 승용차로 약 40분이면 도착하는 그 곳에 제 추억의 사진 한 장인 청암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행정구역으로는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에 속하죠.
청암사 계곡의 물소리는 그 어떤 교향곡보다 아름다운 선율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흩날리는 눈까지 보태지면, 교향곡은 하늘의 소리로 승화됩니다.


<칼럼> - 송승호 교수의 김천사랑이야기(5) - 눈 맞는 청암사


고교 2학년 때 청암사에서 지낸 1박2일의 시간은 저에게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저는 남산공원 계단 옆에 있는 관음사 불교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겨울방학 기간에 주지스님이신 덕기 스님의 인도에 따라 우리 학생회 회원들은 청암사에서 수련회(용맹정진) 행사를 가졌습니다.
우리들은 산내암자인 수도암이 있는 수도산 정상까지 등산도 했습니다.
지금은 수도암까지 도로가 잘 포장돼 있지만, 그 때만해도 도로가 없어 산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산길로 내려오는 길에 친구 한 명이 계곡물에 빠졌습니다.
추운 겨울 물에 빠진 친구를 깔깔대며 놀리던 생각도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저는 악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를 구해주기 보다는 놀리기에 바빴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녁 청암사는 흰옷을 입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준 뽀얀 흰옷을 입은 청암사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이 세상이 아닌, 신선의 세계(仙境)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오늘따라 덕기 스님이 무척 생각이 나네요.
머리에는 항상 모자를 쓰고 계셨기 때문에, 우리들은 덕기 스님을 ‘뚜껑스님’이라고 불렀답니다.
덕기 스님은 직지사의 녹원 큰 스님께서 총무원장을 지내실 때, 녹원스님의 비서실장을 맡기도 하셨습니다.
덕기 스님은 당시 신문사 기자로 근무하던 저를 불러 밥을 사주시곤 하셨습니다.
용돈도 주셨지요. “기자들은 나쁜 일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너는 절대 그런 일 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지요.

그로부터 벌써 30여 년이 지났네요. 세월은 흘렀지만, 그 때의 기억은 날이 갈수록 더욱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저를 품어 준 김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프로필
– 김천시 아포읍 출생(52세)
– 김천초등·성의중·김천고교·부산대 경영학과·동아대 대학원(정치학 석사)졸업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특임교수(현)
-김천희망포럼 위원장(현)
-TV조선, YTN, MBN, 채널A, 연합뉴스y 등 정치평론가 활동 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임감사(전), 한국폴리텍대학교 감사(전) 등 역임
-제18대·19대 국회의원 선거 김천지역구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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