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자협회, 기성언론의 WTO보도태도 비판(손봉석) =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조대기)는 12일 논평을 내고 농민운동가 이경해씨의 죽음은 단순한 ‘농민자살’이 아니라 “WTO체제를 자본과 권력의 입장에서 불가피성만을 강변해온 한국 정부와 언론이 그 주범”이라며 정부의 농정실패와 함께 한국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논평에서 이경해씨가 지난 90년 GATT체제에 항거해 할복을 시도한 바 있고 지난 2월에도 스위스에서 한 달간이나 항의농성을 했으나 언론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그가 WTO 세계화 체제에 죽음으로 항거하기 전까지 행동을 보면, 그의 이번 WTO 반대 할복 항거가 우발적이거나 충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목숨을 바치면서라도 한국농업과 세계의 영세농민과 노동자, 민중을 지키기 위한 의로운 항거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특히 일부 보수 족벌 언론은 그간 농민의 고통에 찬 목소리와 울분을 외면하고, 정부의 ‘비교우위론’, ‘개방화는 세계화 대세’, ‘국제경쟁력 향상’, ‘농업도 구조조정 필요’, ‘농업경쟁력 향상’ 등 일방적 입장만을 대변해 온 점을 반성하고 농민 본위의 보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현재 멕시코 칸쿤 현지에서 소속기자 4인이 독자족인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고 “인터넷기자협회는 한국 농업과 농민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모는 WTO 세계화 체제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제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정론보도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논평전문

WTO에 항거, 서거한 이경해 전 회장의 뜻을 정부와 언론은 외면 말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제2대 회장 및 한국농어민신문사회장, 전북도의회 의원직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농어민신문사 이사로 재직중인 농민운동가이자, 언론인, 정치인이었던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이 전세계 농민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파탄시키는 WTO 자본의 세계화 체제를 강력히 항거하며 WTO 5차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멕시코 칸쿤에서 할복을 시도, 한국시각 9월 11일 새벽 5시 40분경 서거하였다.

한농연 대표단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9월 11일(목) 새벽, 멕시코 시간으로 9월 10일(수) 오후 1시경, 이경해 전 회장은 WTO 체제가 불러온 농업파탄 / 농민생존권 파탄에 강력 항의하며 할복을 시도하였으며, 이후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한국시각 9월 11일(목) 새벽 5시 40분경(현지시각 9월 10일 오후 3시 40분경) 서거하였다.

멕시코 현지 시각 9월 10일 오후 1시경 “국제공동농민행동의 날” 집회에 세계농민들과 멕시코 경찰이 대치중인 상황에서 이경해 전 회장과 농민들은 높이 3미터의 철조망 바리케이트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며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때 이경해 회장이 철조망에서 떨어지면서 몸에 지니고 있던 칼로 할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은 지난 1990년 유럽 제네바에서의 GATT 반대 시위에서도 할복한 바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월 25일부터 한달 간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WTO본부 앞에서 항의농성을 진행했다.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의 자결은 언론이 보도하듯 단순한 ‘농민자살’이 아니다. 이경해 전 회장은 한평생 농민운동으로 일관한 운동가이며 파탄에 빠진 농업을 살리기 위해 농업전문지와 전북도의회에서 오랜 기간 동안 활동하기도 한 언론인이자 정치인이다. 그가 WTO 세계화 체제에 죽음으로 항거하기 전까지 행동을 보면, 그의 이번 WTO 반대 할복 항거가 우발적이거나 충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목숨을 바치면서라도 한국 농업과 세계의 영세농민과 노동자, 민중을 지키기 위한 의로운 항거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의 죽음은 파탄에 직면한 한국농업과 농민을 살리기 위한 의거이다.

한국정부와 언경해 전 한농연 회장의 WTO 항거 할복을 단순한 ‘자살’로 축소, 왜곡하지 말고, 그가 죽음으로 항거한 한국농민을 비롯 세계의 영세농민과 노동자, 민중의 삶을 초국적 자본의 희생양으로 삼는 WTO세계화 체제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민족적 대책 마련과 정론 보도에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일부 보수 족벌 언론은 그간 농민의 고통에 찬 목소리와 울분을 외면하고, 정부의 ‘비교우위론’, ‘개방화는 세계화 대세’, ‘국제경쟁력 향상’, ‘농업도 구조조정 필요’, ‘농업경쟁력 향상’ 등 일방적 입장만을 대변해 온 점을 반성하고 농민 본위의 보도에 나서야 한다.

결국 이경해 전 회장을 죽인 것은 스스로 가슴에 꽂은 칼과 과다출혈이 원인이 아니라, 농민과 노동자 생존권을 파탄으로 몰고 있는 WTO 초국적 자본의 세계화 체제이며, 이를 자본과 권력의 입장에서 불가피성만을 강변해온 한국 정부와 언론이 그 주범이라 할 것이다.

머나먼 이역 하늘 멕시코 칸쿤에서 ‘WTO가 농민들을 죽인다’며 온 몸으로 항거하다 할복, 서거한 이경해 열사의 명복을 기원하며 유가족들과 그를 아는 모든 지인들에게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위로를 드린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멕시코 칸쿤 현지에 독자적으로 소속사 4인의 기자가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한국 농업과 농민을 죽음의 벼랑끝으로 모는 WTO 세계화 체제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제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정론보도에 힘쓸 것이다.

20003년 9월 12일
한국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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