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미) = 전국에 ‘살인독감’ 위험경보가 울리고 있다. 미국 영국 등 북미와 유럽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종 독감 바이러스 푸젠A형이 대만에도 상륙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마치 올해 초 불어닥친 사스공포가 재연되는 분위기다. 다행히 국내에는 아직 환자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언제 상륙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푸젠A형은?=지난해 초 처음 나타난 푸젠A형 독감은 중국 푸젠성(福建省)에서 발원했으며 파나마A형 독감의 돌연변이 형태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은 고열과 두통 인후통 관절통 등 일반A형 독감과 비슷하다.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생한 환자는 6,000여명. 사망자는 미국에서 4명,영국에서 8명,대만에서 2명이 나타나 독감공포에 휩싸이게 하고 있다. 게다가 푸젠A형 독감은 확산 속도가 빨라 제2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SARS)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B·C형 3종류가 있는데 유행을 일으키는 주범은 A형이다. A형은 항상 변화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새로운 바이러스를 탄생시킨다. 일반 감기보다 전염성이 강하고 고열과 폐렴 심장병 등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제2의 사스되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은 대개 3∼4년 주기로 변이가 오는데 올해가 변이가 예상되는 해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당초 올겨울 파나마A형과 홍콩A형,뉴칼레도니아A형 독감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 3종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처방했다. 우리나라 국립보건원도 이미 WHO의 권고에 따른 예방백신을 공급했다.
하지만 푸젠A형이 이번 겨울 유행하는 독감의 50∼70%를 차지하고 있어 방역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올해 접종한 백신이 무력한 것은 아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푸젠A형은 파나마A형의 변종이기 때문에 파나마A형을 타깃으로 만든 백신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보건당국에서는 일반적인 백신예방효과인 70%보다 약간 낮은 50% 정도의 예방효과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방만이 최선=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생기는 작은 물방울에 묻어서 몸 밖으로 나오고 이 물방울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에 들어가 전염된다. 따라서 가정이나 학교 직장 등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빨리 전파된다.
독감 초기에는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무력감 등 전신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열은 갑작스럽게 올라 39도를 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구토와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전신증상은 3일쯤 지난 후 사라지는데 이때 기침 코막힘 인후통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독감은 건강한 사람일 경우 대부분 문제없이 치료되지만 노인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면역이 결핍된 환자 등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노약자는 가급적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당장 받는 게 좋으며 백신접종을 맞았더라도 연말에 과음 과로를 피하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며 “병이 회복될 즈음에 다시 열이 나고 기침과 누런 가래가 생기면 2차감염에 의한 폐렴을 의심해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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