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한길뉴스 기자) = 북한의 핵개발 중단의 대가로 경수로 원자력발전소를 제공하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7일 당초 예정보다 5년 늦게 본격적인 공사를 개시했다. 그러나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KEDO측도 밝은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6월 말 서해교전이 있었을 때 한 KEDO간부는 “이로써 계획은 더욱 연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미정권 내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매파사람들의 “KEDO계획 그 자체를 무효화하자”는 목소리가 고조됐었다고 한다.
KEDO계획에는 또 한가지 의미가 있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통해 북한과 한미일의 창구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7월에는 남북직행항공편 개설에 합의했다. 현재는 약130명의 북한측 스태프가 경수로조정 훈련을 받고 있다. 작년 가을 10명이 유럽에서 연수했으며 올 가을에는 약50명이 한국에서 연수할 예정이다.
북한측은 작년 이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작업원의 대부분을 빼내가 우즈베키스탄인 약 639명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지만 여기에서도 양보의 조짐이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장급에서의 교류가 과연 사찰수용으로 연결될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점이” 밝은 전망을 하지 못하는 이유의 하나라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북한의 금호에서 7일 경수로 착공기념식에 임한 프리처드 한반도평화담당특사는 “핵사찰 수용이라는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2005년 중반까지 모든 공정이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 북한에 대한 강경자세를 재차 표명했다.
앞으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발사 동결기한인 2003년이 초점이 된다. 2003년은 경수로의 완공기한이기도 했지만 대폭 지연되고 있다. 보상을 요구하는 북한에 미국은 대체에너지인 중유공급 중지를 내비치면서 핵사찰 요구를 계속할 자세다.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지명한 부시정권은 클린턴 정권하의 북미 기본합의를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6월 정책을 재검토, 강경자세로 전환했다. 결국 이 정책전환이 성과를 올려 최근 북미관계는 “궁지에 몰아넣을수록 북한은 접근해 온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그러나 북한의 대응에 따라서는 북미관계가 대화를 재개하자마자 일전해 냉각화될 위험성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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