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이후 취득농지, 개인간 임대차는 불법
(한길뉴스 박원진 기자) = 3년 전 증여를 받아 선산읍에 밭 4천 평을 소유하고 일부는 현지 주민에게 임대하고 일부는 친척에게 맡기고 있는 이모씨(대구 거주)는 요즘 걱정이 많다.
농지법은 ‘농지이용실태조사 후 정당한 사유 없이 농지를 임대하는 경우 처분의무를 통지하고 그 후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구미시로부터 ‘농지이용실태조사 사전안내문’을 받고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96년 이후 취득농지의 임대는 원칙적으로 법으로 금지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각 시․군에서는 관할 시․군 지역 내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타 시․도 거주 농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불법적인 농지임대차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부분 지자체는 부재지주들을 대상으로 농지 자경의무와 불이행시 처분통지를 내용으로 하는 농지이용실태조사 사전 안내문을 발송했다.
원칙적으로 1996년 이후에 취득한 농지의 임대차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상속에 의해 취득하거나 8년 자경 후 이농한 경우에만 10,000㎡(3천평)까지 개인적인 임대차가 허용된다.
현재, 자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농사의 1/2이상을 본인이 직접 지어야 한다. 그러나 농지 취득 후 자경에 관해 법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재지주 중 상당수는 관행적으로 농지를 불법임대하거나 제대로 이용치 않아 일부농지는 휴경되기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농촌공사는 농지은행을 통해서 비농업인이 위탁한 농지를 전업농․신규창업농 등에 임대해 농지가 유휴화되거나 전용되지 않도록 하고, 맡겨진 농지를 농가 경영규모 확대, 신규 창업농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 농지은행을 통한 합법적인 농지 임대차가능
농지소유자가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못하는 경우 ‘농지은행’을 이용해 볼 수 있다.
농지은행은 자경이 어려운 농지소유자들의 농지의 임대를 위탁받아 서류검토와 현장조사를 거쳐 경작할 농민을 물색해 임대차계약 체결을 돕고 있다.
이렇게 농지은행을 통해 임대차계약을 맺을 경우 지자체에서 비자경 농지에 대해 부과하는 ‘농지처분의무’를 면할 수 있고 계약기간동안 약정된 임대료도 매년 받을 수 있다.
단, 이미 지자체에서 처분이 통지된 농지나 도시지역내의 농지는 위탁할 수 없다.
지난 2005년 10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임대차계약과 상담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비자경 농지 소유자들의 제도 활용이 증가되고 있다. 한국농촌공사 구미지사 농지은행팀은 지난 2006년 한 해 동안 128건 43ha 농지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 농지은행에 임대위탁이 가능한 농지 >
▣ 대상농지
–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
▣ 위탁불가 농지
– 농업진흥지역내 농지 1,000㎡, 그 외 지역 1,500㎡ 미만인 농지
– 도시지역내 농지 및 계획관리지역내 농지(단, 농업진흥지역은 가능)
– 주말 체험영농 목적 취득 농지 등
▣ 임대차 기간
– 최소계약기간은 5년(동일 임차인과 재계약시에는 계약기간 제한 없음)
▣ 임대료 및 위탁수수료
– 임대료 : 현지 조사후 주변 임대료 시세 반영, 임차자와 협의 결정
– 위탁수수료 : 매년 납부하는 임대료의 10%수준

▶ 농지은행을 통해 매매도 위탁 가능
본인이 직접 경작하지 못해서 농지를 팔고 싶은 경우에도 농지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
농지 매도를 위탁받은 농지은행은 농지 소유주와 매도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인터넷을 통해 공고 후 현지 농민 중 농지를 매수할 의향이 있는 사람을 물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지은행을 통해 매도할 경우 매도가는 현지 거래가를 기준으로 지주와 협의해서 결정하게 된다.
▶ 농지이용실태 조사 점차 강화 추세, 불이익 받지 않도록 해야
정부는 농지소유 규제는 완화하면서 취득목적대로 이용하지 않는 농지의 이용에 대한 규제는 점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비자경 농지에 대한 지자체의 이용실태조사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농촌공사 농지은행 한 관계자는 “농지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개인간 농지임대차를 합법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귀농 또는 농지 처분시까지 임대위탁제도를 활용해 자경이 어려운 농지를 보유함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한국농촌공사 구미지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상담전화(☎054-453-0223), 농지은행 포털사이트(www.fbo.or.kr)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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