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신종식 기자) =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불기 2553년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해 정강 성웅 직지사주지스님, 성현 김천불교사암연합회장, 박보생 김천시장, 이철우 국회의원, 박일정 시의회의장, 황성모 경찰서장, 하춘수 대구은행장, 불자 및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김천고등학교 교정에서 중생의 미혹과 무명(無明)을 걷어내고 밝히는 연등행사가 진행됐다.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이날 행사는 삼귀의, 반야심경, 찬불가, 헌화와 관욕, 점등, 봉축법어, 축사, 발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거센 바람과 추위에도 불구, 부처님의 가르침과 진리의 등불을 안내 삼아 길게 이어진 제등행렬은 김천고등학교에서 중앙초등학교까지 이어졌다.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어둠을 밝히는 연등행사

연등행사의 의미
등은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태운다는 것은 자신을 무아로 돌린다는 것이다.
자신을 철저하게 죽여 거기서 나오는 밝은 빛으로 세상을 밝게 비추어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태워 불을 밝힌다는 연등(燃燈) 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연등축제를 성대하게 거행한다.
부처님 오신 날에 등장하는 등은 연꽃 등이다.
태워서 불을 밝힌다는 것의 연등이 아니라 연꽃 모양을 한 연등(蓮燈)이다.
연꽃등이라 해서 자신을 태워 불을 밝힌다는 연등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현우경><빈녀난타품>에 나오는 연 이야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일이다.
사위국이란 부처님이 이 세상에 머물 당시 갠지스 강변의 강대한 국가였던 코사라 국의 수도를 말한다.
이곳에 기타태자가 기증한 기원정사가 있어 부처님은 여기에 머물어 수행하고 법을 설했다.
유서깊은 사위성에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신분에 걸맞게 석가모니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성대하게 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한탄하며 말했다.
“아! 모처럼 위대한 스승을 뵙게 되었는데 나는 천하고 가난한 신분으로 태어나 아무 것도 공양 할 것이 없구나.”
그는 슬퍼하다가 자신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겠다고 결심하여 온 종일 구걸하여 돈 한 푼을 얻었고 그걸 가지고 기름집으로 갔다.
한 푼어치 기름은 정말 보잘것없었으나 주인은 그의 마음을 갸륵하게 여겨 한 푼의 몇 배나 되는 기름을 담아 주었다.
난타는 등을 만들어 등불을 켜서 세상을 밝히게 된다.
이윽고 밤이 깊어 등불은 하나 둘 꺼져가는데 신기하게도 난타가 밝힌 등불만은 시간이 갈수록 밝기를 더했다.
부처님을 곁에서 시중 들던 아난 존자는 등불이 켜져 있으면 부처님께서 주무시는데 방해될까 염려되어 끄려했다.
손바람을 일으켜 끄려 해도, 옷깃을 흔들어 끄려해도, 등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밝고 힘차게 타올랐다.
이것을 보신 부처님께서 아난존자에게 일렀다.
“그만 두어라, 아난아, 그 등불은 한 가난한 여인이 간절한 정성으로 켠 것이어서 너의 힘으로 그 불을 끌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여인은 지금은 비록 가난한 모습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될 것이다.”
이 경전 말씀에서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보잘것없더라도 정성스러운 보시는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힌다는 연등의 의미이다.

다음은 등의 어둠을 밝히는 역할이다. 이러한 역할은 부처님이 열반하시면서 남긴 <대열반경>의 『자등명 법등명』의 가르침에도 잘 나타난다.
그것은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아 앞길을 열어나가며 세상을 밝히라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고통, 원망, 질투, 근심, 걱정 등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내마음의 등을 밝히고 진리의 등을 밝혀야 한다.
자신의 등불로 삼는 것은 내 마음속에 부처님의 밝은 지혜의 빛이 타오르고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앞길을 밝히라는 의미이다.
우리들은 이 지혜로운 빛을 여러 가지 잡념과 번뇌 망상으로 가리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어둠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우리가 ‘나’ 라는 생각만 거두어 내면 그 밝은 빛은 바로 이 자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나’ 라는 생각을 철저히 태워서 없애면 그것이 밝은 빛으로 세상을 밝히게 되며 그 무아의 빛이 자비로 승화되어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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