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한길뉴스 기자) = 보통 어떤 일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쪽을 표현할 때 칼자루를 쥐고 있다 라고 표현한다.
계약관계에서도 갑과 을로 표현하지만 갑을 칼자루를 쥔 쪽이라고 본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지난 2월부터 수사를 시작했던 김천시의원들의 업무상 횡령에 대해 검찰은 기소유예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의 이유가 죄는 인정하되 관행적으로 해왔던 일들이고 횡령한 금액 전부를 반납했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시민여론에는 완전히 반하는 결정이다. 많은 시민들은 검찰의 처분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응분에 대가를 치르게 해줄 것이라고 믿은 시민들의 실망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다면 좀 색다른 비유겠지만 먹고살게 없어서 도둑질하는 것도 관행이니까 기소유예 해주어야 할 것인가? 맥락을 놓고 보면 같은 맥락이다.
시의원들은 지역의 지도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은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한다.
당연하다. 그만큼 대우를 받고 시민들은 예우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댓가로 맑은 품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그들이 시민들의 눈을 속이고 1,300여만 원의 돈을 횡령해서 여비에 보태는 바람에 김천시는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한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맞긴 꼴이 됐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라고 했더니 감시는커녕 부뚜막에 먼저 올라가 있었으니…….
그런 지경이면 수사기관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대 시민사과 성명을 냈어야 하고 의회 마당에 돗자리 깔고 석고대죄를 올려야 하는 것이 수순이다.
지난 2월 수사에 들어가 기소유예처분이 내려진 지금까지 시의원 누구도 시민들에게 사과의 말 한마디도 없었다.
이 얼마나 오만무례하고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인지 시민들을 바보 취급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통분이 치밀어 오른다. 그러면서도 행사 때면 대우안한다고 공무원들에게 시민의 지지를 얻은 시민의 대표라고 큰소리나 치고……
시민의 대표라면서 시민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유는 무언지…..
행여 사법기관만큼은 나름대로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수사해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기를 기대했다.
아니나 다를까 “가재는 게 편이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떠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의 시대는 글로벌 시대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합리함을 눈감아주던 시대는 벗어나고 있다.
또 국가적으로 토호세력이나 토착비리, 사이비언론, 부패공직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기도 하다.
얼마전 지역언론에서 사이비기자 퇴출을 요구하는 사설과 기자수첩이 실렸었다. 이 모두다 힘있는 자들의 행패가 정도를 지나쳤다고 보는 까닭이다.
사정이 이런한데도 김천만큼은 그러한 사정의 칼바람과 척결에서 무풍지대로 넘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이 더 없이 가여웁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하실 때 하신 말씀 중 “나라 말쌈이 듕귝에 달아 어린 백성이….”라는 구절이 새삼 떠오른다. “어린”이란 지금말로 해석하면 ‘어리석은’ 이란 뜻이다. 여전이 서민은 어린백성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시의원들 나름대로 할 말이 있기도 하겠다. 우리만 한 것도 아니고 다들 하는 건데 재수 없어서 우리만 걸렸다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특히 사내애들은 칼싸움을 좋아한다.
애들끼리 칼싸움을 해도 약자와 강자는 분명한 차이를 둔다.
하물며 사법기관에 서랴 칼자루를 쥐어줘도 휘두르지 못 할거면 썩은 칼들고 있지 말고 국민에게 칼자루 도로 반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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