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한길뉴스 기자) = 가을 들어 지역에는 각종행사가 풍년이다. 아마도 각급 기관단체장이나 선출직 언론사 기자들이 제일 바쁜 한철인 것 같다.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가면 으레 단체장과 의장, 국회의원 등 내빈을 소개하고 이들에게 축사·격려사·대회사 등을 맡긴다. 주민들은 의전이란 게 형식적이어서 사실 지루하고 때론 짜증까지 난다고 한다.
행사 초기에 사회자가 일일이 내빈 소개를 했음에도 축사를 하러 나오는 인사들 마저 내빈들을 다시 한 번 거론하면 30분도 모자란다. 행사의 주인공인 시민들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행사가 참석한 내빈들의 내빈들만을 위한 행사가 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빈으로 참석해 그 행사를 끝가지 지켜보는 것도 아니고 축사만 끝나면 휑하니 자리를 비우고 다른 행사장으로 가기 바쁘다.
그러다 보면 다음 행사장에는 행사 중간에 들어가게 되어 행사의 맥을 끊어 놓기 일쑤다.
“의전이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편안하고, 평화스럽게 하는 기준과 절차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되어 그 행사를 위해 내빈으로 온 것인지 내빈들의 의전을 위해 행사를 하는 것인지가 모호할 때가 많다.
관례적인 의전으로 내빈소개, 축사, 격려사, 환영사에 소요되는 시간들이 장황하고 길어 정작 행사의 중심에 서야 할 시민들은 뒷전이다.
또한, 행사의 목적과 의도가 왜곡되고 희석되어 그 의미 자체도 희미해져 하나마나 한 행사가 돼 버린다.
노인, 장애인, 어린이 등 노약자가 참석하는 행사는 개회식을 생략하고 문화예술행사의 개회식은 10분 이내로 하며 초청인사, 주요인사는 직위, 성명만을 일괄 소개하고 도착순서대로 앉게 하는 등 시민이 주인인 민선시대에 맞는 탈권위적이고 친 시민적인 행사운영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외부변화와 시민들의 비아냥거림을 외면할 것인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행사의전을 없애거나 간소화하는 것이 대세라는 사실을 김천시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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