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 안들어 준다고 시정 비판해서야(한길뉴스 한길뉴스 기자) = 당나라 현종(玄宗)이 비빈(妃嬪)과 궁녀들을 거느리고 연꽃을 구경하다가 양귀비(楊貴妃)를 가리켜 “연꽃의 아름다움도 ‘말을 이해하는 이 꽃’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말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해어지화(解語之花)’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생을 해어화라고 불렀다.
옛 선비들은 친우들과 시회를 열거나 상춘을 즐길 때 동행해 시중을 들고 음률을 연주하면서 주객의 의사를 넌 짓이 전달하곤 하던 기생을 그리 불렀다.
또 타인들의 시선을 꺼리는 은밀한 청탁도 해어화가 중간역할을 하곤 했었다.
말이 통하는 꽃이라 하니 참 낭만적 표현으로 볼 수도 있고 여성비하적인 표현으로 볼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옛 사람들은 나름대로 운치 있게 살았던 것 같다.
청탁을 하면서도 서로 체면을 생각해 얼굴 마주치지 않고 해어화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으니 요즘 젊은 층의 표현을 빌자면 참 까칠한 사람들이었다.
해어화와 청탁이란 말이 나왔으니 만치 한마디하고 싶어진다.
요즘 시중에는 풍문인지 소문인지 청탁에 대한 말들이 떠돈다.
‘지난해 선거에서 일등공신인데 그에 대한 대우를 해주지 않아 시에 들어가서 누구랑 한판 했느니’하는 소문과 김천시가 유치한 기업체에 찾아가 자신이 일등공신이니 일거리를 내 놓아라 해서 일감을 뺏어갔다는 말, 입찰공고가 특혜를 주기 위해서 만들어 진 것이니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말, 말, 말 들이 떠돌고 있다.
‘하 참 그 불학 무식한 놈’ 어이없을 때 어떤 어른께서 잘하시던 말씀이다.
시대가 바뀌더라도 청탁은 남의 눈을 의식 하는 것이 서로간의 예의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그에 대해 불평을 토로해서는 안 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과 같은 것이 청탁이 아닌가 한다.
이미 풍문으로라도 타인이 알게 되면 그것은 은밀한 거래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그러한 것을 내가 아닌 남이 가져갔다고 상대를 비판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어쩌면 상도의를 아는 이라면 그런 말들을 입 밖에 내지도 않겠지만………
‘에이 불학 무식한 놈들이 들끓으니 세상이 조용할 리가 있겠냐!’시던 어떤 어른이 생각난다.
지금 시대에 청탁 운운하며 받아지지 않는다고 시정을 비판하는 몰상식한 인간이 있다는 사실이 참 한심스럽다.
청탁을 하려면 해어화라도 은밀히 내세워 조용조용하게 하던지 어디 시끄러워 살수가 있나………

한길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