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사건무마에만 급급, 상부기관 징계 형식적
피해 학생 차후 보복이 무서워 말못하고
부모 자녀 왕따 당할까 속앓이, 어쩔수 없이 합의
(한길뉴스 신종식 기자) = 김천시 관내 학교폭력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김천시교육청에 접수된 건수는 올해 들어 지난 8월 모 중학교 학생들의 집단구타 사건 이외에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대처방안이 교육당국의 무관심과 안일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피해 학부모나 자녀를 둔 부모들이 교육당국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학기 면 부 모 초등학교를 졸업한 모 중학교 2학년생이 6학년 여학생을 성폭행 하려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10월에는 시내 모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동급생 6명에게 다른 한 학생과 싸움을 하도록 종용, 머리에 상처를 입어 수술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외에 시내 모 초등학교는 친구가 자신을 때렸다는 전화를 받고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고 학교를 방문, 수업 중에 교사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자녀를 때린 학생을 부모가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은 학교측이 징계나 학교위신 등이 두려워 학생들을 볼모(?)로 부모간 합의를 유도하고 유야무야 사건을 정리하는 선에서 마무리 상부기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성폭행을 시도했던 학생이 그 학교를 졸업하기 이전인 6학년 때부터 4학년 여학생을 상대로 그 같은 행위를 수년간 해왔다는 사실이며, 선생이 전근을 가기 전 이 사실을 알고 학생상담일지에 남겨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방치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해 또 다른 여학생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했으며 가해 학생을 퇴학시키는 선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몰론 학생지도와 관리감독의 책임을 져야 할 선생이나 교장의 징계나 처벌은 없었다.
김천교육청 조찬영 학무과장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장 및 교감 등이 모인 수시 회의를 통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지도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학교 내에 문제가 발생해도 학교에서 쉬쉬하고 보고를 하지 않으면 문제파악이 쉽지 않다. 고소·고발이 없는 상황에서 처벌이나 징계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모 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김모씨(45세)는 “학생들간에는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에 대해 서로 얘기도 하고 내막도 잘 알고 있지만 선생이나 부모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는 않는다. 설사 본인이 피해를 입어도 부모나 선생에게 얘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피해 사실을 알려도 가해 학생의 처벌이 미약하고 선생과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거나 가해 학생으로부터 더한 고통에 시달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피해 부모의 경우 자녀를 학교에 맡겨놓은 입장에서 가해학생의 처벌을 원해도 처벌이 미약하고 자칫 선생들이나 가해 학생으로부터 또 다른 피해를 볼까 봐 학교에 항의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좁은 지역사회에 있어 그 갓 일로 문제를 삼느냐는 인식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로 “학교는 재발방지나 예방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 덮으려고 만 한다.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고 확대되더라도 교육청과 같은 상부기관은 재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관리·감독 소홀을 선생과 교장 등에게 단순한 구두경고 혹은 서면경고 등으로 가볍게 처벌하기에 학교폭력 등과 같은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현재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의 예산심의나 결산감사 기능과 선정 등 단순한 역할에 한정돼 있는 것을 확대, 선생과 학교장에 대한 평가기능을 부여함으로써 학교부조리와 학교폭력 등과 같은 문제를 강력히 예방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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