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박원진 기자) = 우리 아들아이가 네살정도 되었을 때라고 기억을 한다.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날이었고 간식으로 참외를 먹은 후였다.
아마도 참외를 먹은 것이 잘 못 되었는지 아들아이가 갑자기 응가를 하겠단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그날 따라 화장실 변기가 막혀 물이 내려가지를 않아 수리를 해야되는 상태였다.
이웃집 화장실에 가기가 급한 상태라 아이의 할머니께서 아들아이를 마당 한 쪽에 서 있는 감나무 밑으로 데려가 응가를 누이고 흙으로 덮었었다.
할머니 말씀이 아직은 아기라서 밖에서 응가를 해도 남들이 흉보지는 않는단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잊고 지내는 중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아들이 응가한 자리에서 새싹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뽑아버릴까 하다 무슨 싹인지가 궁금해 그냥 두었더니 참외였다.
싹이 자라고 넝쿨이 뻗어나더니 꽃이 피고 마침내 조그만 참외가 열렸다. 아들아이는 날마다 신기해서 들여다 보고는 하였다.
이렇게 해서 열리는 것을 개똥참외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집안식구들 모두가 조그만 참외에 초미의 관심을 두고 하루 하루 지내며 잘 익을까? 과연 먹을 수 있을까? 그기에 더하여 옆집 아저씨가 거름을 주어야 참외가 달다고 유기질비료까지 주어가며 자라는 것을 온 동네 사람들이 지켜 보았다.
우리아들 왈 “엄마 저건 제 참외에요” “제가 응가를 해서 난 참외잖아요” 못내 신기해 하며 자랑스런 눈치였었다.
애석하게도 그 개똥참외 맛을 보지는 못하였다. 직장에 나가있는 동안 할머니께서 동네 어른들과 나누어 다 드셨단다 물론 우리 아들아이가 제일 많이 먹었다나(공로를 인정 받아서.. 어떤 공로인지 헷갈리긴하지만…. ) 정말 꿀맛 참외였다고 먹은 사람들이 이야기 했다.
아쉽다 그 개똥 참외를 꼭 맛 보았어야 했는데 몇 년이 흐른 지금도 그때의 아쉬움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가끔 그 일을 상기 할 때면 우리 아들 “엄마 또 참외 먹고 마당에 응가하면 되잖아요” 이런다. 지금이 그때 그 계절이다 마당의 감나무 밑을 눈여겨 본다. 혹시나 지나가는 새가 응가를 해서 또 다시 그런 우연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동네 애기가 참외먹고 응가를 하겠다고 떼쓰기를 마음속으로 고대한다.
기억하는 노래 중에 구전가요인지 동요인지 구분이 안가는 노래가 있다.
대다수 30대 이상 되는 이들은 기억을 할 것이다.
우리엄마 무덤가에 울며울며 찾아가니
빛깔 좋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레
중략—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중략-
대충 가사가 이런 노래다. 오래전에 들은 노래인지라 가사 전부는 기억하지를 못한다.
가사 다 기억하고 있으시면 메일로 연락주세요.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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