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덩굴과(정윤영) =

김천여고에는 아주 오래 묵은 사철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60살 이상은 족히 되어 보입니다.
사철나무는 주로 생 울타리용으로 심지만 이처럼 정원수로 가꾸기도 한답니다.
겨울에도 푸르기 때문에 ‘동청목(冬靑木)’이라고도 하며,
이름처럼 사철 푸른 까닭에 꽃말도 ‘변함없음’입니다.

‘사철나무’는
타원형의 잎이 마주 나는데 크기는 작은 달걀만합니다.
두꺼운 잎의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고 표면에는 윤기가 자르르합니다.
사철 푸른 잎을 달고 있다 하지만
한 번 돋은 잎을 그대로 달고 있는 것은 아니며
조금씩 잎을 갈아가며 살고 있답니다.
한꺼번에 모두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 뿐이지요.
초여름, 자잘한 황록색 꽃이 엄청 많이 모여 달립니다.
잎 겨드랑이 사이로 길게 꽃자루를 내밀고 10개 정도의 많은 꽃을 피우는데
꽃은 갸름한 꽃잎 4장이 정확히 마주 보며 둥글둥글하게 핍니다.
아주 작아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오리 주둥이처럼 튀어나온 1개의 암술과
창같이 튀어나온 4개의 수술대가 참 재미있게 생겼답니다.
둥근 열매는 1cm가 채 못 되는데 이처럼 가을에 엷은 홍색으로 익으면
4갈래로 갈라져서 씨를 싸고 있는 황적색 속살이 드러납니다.
이르면 10월부터 익기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익어갑니다.
요즈음 한창 벌어지고 있어요.

*정윤영기자는
Daum 카페 ‘바람재 들꽃’의 카페지기이며,
현재 김천여고 국어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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