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뉴스 박원진 기자) =

몇 일전 김천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창원시립의 초청을 받아 협연하는 것을 감상하고 왔다.
김천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창단 1년된 한 살 박이 아기라서 미숙한 점이 보인 반면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91년도에 창단, 16살의 청소년이니 만치 안정감을 가진 단체라고 할 수 있었다.
창원시립합창단의 연주를 들으며 놀라고 부럽기조차 했다. 여타 다른 합창단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소년소녀들의 맑은 소리에 맞추어 지역의 유명시인이 쓴 동시에 지휘자가 곡을 붙인 한국적 정서와 지역의 혼이 깃든 창작곡을 연주하고 있는 점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고향의 봄 아마도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 시인의 집이 창원시 소답동에 있다. 출생지는 양산이지만 두 돌이 되기 전 창원으로 이주해 창원이 고향이 된 것이라 한다.
창원에는 고향의 봄 기념사업회가 있다. 또 『고향의 봄 도서관』과 『이원수문학관』도 있다.
창원시는 이원수 기념사업회로부터 시(時)에 대한 모든 판권을 넘겨받아 창원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원수 시에 붙인 창작합창곡집 ‘고향의노래’를 만들어 전국에 배부하고 소년소녀합창단은 연주회 무대에 올려 그 연주실황을 음반으로 제작해 창원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그 외에 조각가 문신씨의 이름을 딴 『문신박물관』도 있다.
창원시를 공업 도시라고 부른다, 그러나 기자가 느끼는 창원은 공업도시가 아닌 예향이었다.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역출신예술가를 극진히 예우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문화예술의 도시로 다가왔다.
김천시 문화행정이 지향하고 나아가야 할 하나의 본보기가 아닐까 한다.
김천은 지역출신 예술인들에 대한 대접은 소홀하기 그지없다
김천도 자랑할 만 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면 누구나 존경해 마지않는 백수 정완영 시인이 우리 고장 출신이다.
척박하고 어려운 시절 국민들에게 음악으로 위안을 준 청포도사랑의 작곡자 나화랑씨와 아동문학가 윤사섭씨도 있다. 이외도 무수히 많은 예술인들이 김천을 고향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김천인들은 그런 사실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백수문학관 건립도 예산 때문에 지지부진하고 있고, 그나마 예향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해오던 문화예술회관도 정치 종교집회를 허용해 예술회관으로서의 특징과 전문성을 잃게 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해져있다.
외부인들에게는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자랑하지만 실질적인 뒷받침은 전무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일 김천시립교향악단이 교향악 축제에 초청되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상임단체도 아닌 비상임단체가 초청받은 것은 전례에 없었던 일이다.
예술적 환경은 척박하지만 애향심으로 김천을 빛내는 예술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애향심에만 기댈 것인가? 예술은 황금을 먹고 자라는 꽃이라는 말도 있다.
예향으로서 면모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지역출신 예술인들의 위상에 맞는 대우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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