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호) =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일부 커뮤니티들이 친일·친미는 물론 ‘한국 패망론’을 주장하거나 한국인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하고 있어 네티즌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한국인 정서에 반하는 주장을 거침없이 담아내는 사이트로는 ‘한국 망해라(cafe.daum.net/sofuckingkorea)’ ‘미군 전차에 깔린 여중생 안티카페(cafe.daum.net/USAusa)’와 최근 개설된 ‘안티한국(cafe.daum.net/antirok)’ 등이 대표적.
‘한국 망해라’는 일본 제국주의의 영원성을 기원하며 ‘이달의 애국친일지사’를 선정하는가 하면 이완용을 ‘애국의 길을 걸어간 인물’로 묘사한다. ‘미군 전차에 깔린 여중생 안티카페’는 죽은 두 소녀에 대해 명복을 빈다고 하면서도 “미군은 죄가 없지만 한국인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이 보기 싫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냉정하게 현실을 비판해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 명분이다.
이들 커뮤니티들은 개설한 지 1∼2개월 만에 가입자수가 8,000여명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입자의 상당수가 커뮤니티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 위해 가입한 사람들이다. 이들 커뮤니티를 지켜보는 네티즌 중에는 매서운 비판과 함께 커뮤니티 폐쇄를 주장하는가 하면 단순히 ‘별종’으로 받아들이고 신경쓰지 말자는 부류도 있다.
장모씨(27·학생)는 “다양한 시각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커뮤니티 가입자를 늘려 ‘반짝 인기’를 누리려는 짓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사실 인터넷상의 안티사이트(반대·항의 등을 하기 위한 사이트)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안티커뮤니티가 3,000여개에 이른다.
기존 안티사이트들은 힘을 가진 단체에 항의하거나 특정인을 지목해 비판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반대하는 대상이 광범위한 경우는 많지 않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사이트를 폐쇄하라는 항의를 많이 받고 있으나 범법행위가 아닌 이상 제재할 마땅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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