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휴직 기간에 출근했는데도 관련 서류 위변조해 지원금 타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축된 고용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 투입을 늘렸던 ‘고용유지지원금’에 구멍이 뚫렸다. 부정수급이 근절되지 않는 데다 환수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면서다.

직원은 출근했는데 휴직 처리 등 허위로 타간 나랏돈 131억
임이자 의원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상주·문경)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는 지난해 387건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31억4060만원에 달한다. 이 기간 환수율은 누적 금액 359억3651만원 중 158억4280만원만 받아내며 44.1%에 머물렀다.

1995년 도입된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에 빠진 기업이 감원 대신 유급 휴업·휴직 등을 활용해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에서 휴업·휴직 수당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시기에 고용보험법을 개정해 한시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완화하면서 예산 집행을 늘렸다. 이에 따라 연도별 지원금도 2019년 669억원에서 2020년 2조2779억원, 2021년 1조2818억원, 2022년 4638억원 등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문제는 지원금 부정수급 사례가 늘어나고, 부정수급금에 대한 환수율도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원급을 받기 위해 관련 서류를 위변조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고용유지 대상 근로자가 휴업·휴직 기간 동안 실제로는 출근했는데 허위로 꾸며내는 방식이다.

일부는 임금이나 수당을 적게 주면서 정부에 제출한 계획대로 모두 지급한 것처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최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여행사가 거짓으로 서류를 작성해 2020년부터 27개월간 3억5000만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부정수급한 것을 적발했다.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재난 사태가 발생할 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고용유지지원금 제도가 피해 사업장 등에 지원할 근거로 쓰이는 만큼 제도 전반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임이자 의원은 “해마다 회수율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고용부는 지원금을 받는 사업장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사업장들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다양한 고용위기 상황에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체계적인 규정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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