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용) = 황금동 새마을금고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수 십억원을 횡령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상당한 충격과 앞으로의 사건 처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연합회 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고 액만 17억원에 달하고 본격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예금자들의 피해는 전혀 없을 것이라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지역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흔히 금융권의 부실 경영이 도마에 올라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만 사고대상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역의 새마을 금고라는 것에 상당한 관심이 모아진다.
경영부실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고 자체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예금자들의 예금이 보호되고 정상적인 영업도 가능하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예금인출을 하기 위해 북새통을 이루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일로 인해 지역의 다른 새마을 금고들의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간간이 언론보도를 통해 유사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지만 여느 사건과는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 금고를 거래하는 사람들의 명의를 제멋대로 도용하여 대출형식으로 돈을 횡령한 것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범죄에 가담한 사람의 수가 많다는 것에 있다.
통상 중요직책에 있는 사람이나 한 두명이 범죄를 공모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번 경우는 새마을금고에 근무하는 10여명의 전체 직원 중에 남자직원(5명) 모두가 범죄에 가담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금융기관은 언제나 사고의 개연성을 안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개인의 우발적인 행위가 아니라 다수의 직원들이 치밀한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에 대해 세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자신들의 행동이 범죄 행위임을 인지할 수 있는 충분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동조 가담하였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그 중 한명 이라도 부당성을 주장하고 이를 상급자에게 보고했다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들의 행위가 지역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오고 개인적으로도 평생 씻을 수 없는 과오로 남는 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회적인 책임을 무시하고 자신의 돈도 아니고 남의 돈을 도둑질한 가치판단의 근거가 도대체 뭔지 궁금하다.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황금만능주의와 도덕성상실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하지는 않다.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사회구성원의 어느 누구보다도 돈에 대한 윤리의식이 강조되고 필요하다. 지역에 금융과 관련된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경제활동의 근간이 되는 금융권의 문제는 사회기반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몇몇 사람들의 그릇된 사고와 행위로 인해 김천이라는 공동체가 매도당하는 것은 김천사람으로서 슬픈 일이다. 이번 사건은 피해금액도 중요하지만 수년간 서민과 함께 해온 새마을금고라는 친숙한 이미지가 한꺼번에 실추되는 엄청난 손해를 감당해야 하는 더 큰 문제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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